지난해 조업 중이던 어선이 구조한 비율 약 35%, 해경 수준 근접
수협 구축 긴급구조통신망, 안보 및 위기 대응 핵심 인프라로 기능 부각
1일 평균 1만5천척 조업지원 수협어선안전본부, 인명구조 최전선 골든타임 확보
[KNS뉴스통신=김혜성 기자] 수협중앙회가 운영하는 안전조업사업이 해상 조난 인명 구조에 큰 성과를 올리는 가운데 수협이 어업인 인명피해 ‘0(제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최근 수협은 자체 연구기관인 수산경제연구원을 통해 조업사고 인명피해를 원천 차단한다는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수협이 안전조업사업을 통해 축적한 어선조업정보시스템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사고를 분석하고 유형별 세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일일 평균 1만5천여척의 어선과 상시교신이 이루어지는 수협 어업정보통신본부의 인프라를 활용해 조난신고 즉시 어선들이 참여하는 구조 체계를 더욱 정교하게 만들어 골든타임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1963년부터 주문진과 제주에 무선국을 개설해 어선 안전조업을 지원하기 시작한 수협은 서울에 어선안전조업본부를 두고 전국 18개소에 어업정보통신국을 두고 1일 평균 1만5천여척에 이르는 어선들의 조업을 지원하고 있다.
수협은 이들 조업 어선과 상시 교신으로 위치를 파악해 유사시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사고가 발생하면 전국 18개 수협 통신국에서 이를 접수하는 즉시 조난 인근 해역의 어선들과 공조해 1차 구조에 착수하는 등 신속한 대처로 인명 구조에 큰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처럼 지난해 수협 어업정보통신국과 조업어선 간 공조로 무사히 구조된 인원은 331명에 이른다.
이 같은 성과는 전국 수협어업정보통신국이 전체 사고 가운데 66%를 접수해 처리하는 등 24시간 해난사고 안전망으로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한 덕분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어선사고 구조 437건 가운데 조업중이던 어선이 구조한 건수는 147건, 약 35% 수준에 이른다.
같은 기간 해경에서 구조한 152건과 비교하면 사실상 동등한 수준이다.
신속성이 생명인 해난구조에 있어서 1일 평균 1만 5천여척에 이르는 어선들이 조업하는 상황은 골든타임 확보에 큰 기여를 해내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최근 부안 위도 북방 해상에서 전복된 채 발견된 연안통발어선 D호는 최초 발견 어선이 즉시 구조작업 나선 덕분에 승선원 가운데 1명은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다.
또 작년말 제주 우도 인근 해상에서 화재가 발생해 전소된 연안복합어선 D호는 수협제주어업정보통신국의 긴급구조요청을 받은 어선 영진호에 의해 선원 다섯명이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과거 강릉 침투 잠수정 신고 등의 사례에서는 조업 중인 어선에 의한 영해 감시 활동의 효과도 매우 크다는 점도 확인됐다.
곳곳에서 조업 중인 어선들이 단순히 생계수단을 넘어 국가 안보와 해난구조 대응 인프라로서 공익적 기능이 부각되는 대목이다.
이 같은 성과는 조업 중인 모든 어선들이 수협과 상시 통신체계를 갖춘 덕분이다.
수협은 전국에 걸쳐 있는 어업정보통신국과 1일 평균 1만5천여척의 조업어선을 활용하는 해난구조 인프라를 체계화해 인명피해 ‘0(제로)’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수협 관계자는 “곳곳에 조업 중인 어선들은 해난 구조와 영해 감시의 최전선에 있는 소중한 사회적, 공익적 자산”이라며 “국가에 기여하는 어선과 어업인에 대한 지원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업을 포기하고 각종 구조와 신고활동에 나선 어업인들이 입는 손실에 대한 보상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어업인들의 자발적 참여로 큰 성과를 내고 있지만 조업 포기와 구조활동에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에 대한 보상체계는 없는 상태다.
수협 관계자는 “생업을 멈추고 구조작업에 나서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한편으로는 개인의 희생과 손실을 수반해야 하는 어려운 결정이기도 하다”면서 “개인의 헌신에 의존하기 보다는 체계적인 제도를 마련해 더욱 원활한 구조체계가 작동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혜성 기자 master@kns.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