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모두의 힐링, 모두의 감동 ‘박하스 예술단’
“타악기로 전하는 진심 이상이길 바랍니다”
모래시계처럼 허리가 잘록하고 가는 나무통 양쪽에 가죽을 대어 만든 타악기 장구는 허리 부분이 가늘어 일명 ‘세요고’로 불렸으며 고려 시대 송나라에서 수입해 당악에 사용했다. 오늘날 정악뿐 아니라 민속악, 풍물놀이 등 장단을 쳐주는 역할을 한다. 그 매력에 흠뻑 빠져 3년간 서울을 오가며 장구를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법인단체인 예술단까지 만든 주역, 장구 사랑에서 비롯된 남다른 장구에 대한 열정과 열의로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지피는 박희경 단장이다.
2022년 예술단 설립, 장구에 푹 빠진 8인이 모였다
장구는 오른손에 대나무로 만든 가는 채(열채)로 채편을 치고, 왼손에는 궁글채나 맨손으로 북편을 치며 연주한다. 양편을 동시에 치면 ‘쌍’이라 하며 채로 채편만 치게 되는 것을 ‘편’, 왼손으로 북편만 치면 ‘고’, 채로 잠시 치고 굴리는 소리를 내는 것을 ‘요’라고 한다.
장구는 타악기 중 유일하게 음고(音高) 조정을 할 수 있는 악기로 북편은 말가죽, 소가죽 등 두꺼운 것을 사용해 저음이 나고 채편은 개가죽, 말가죽 등 얇은 가죽을 사용해 고음이 나는 게 특징이다. 장구의 북편과 채편의 가죽은 울림통을 중심으로 실을 꼬아 만든 줄로 이어져 있고 줄 사이에는 가죽으로 만든 축수(조이개)를 끼워 좌우로 움직이며 장력을 느슨하게 또는 팽팽하게 하면서 소리를 조절한다. 지난 6월 3일(토) 오전 11시부터 포천구절초길 특설무대에서 열린 ‘포천시승격 20주년 기념’ 2023 제10회 포천거리 아트페스티벌 및 행복시대 포천시민 콘서트에서 선보인 환상적인 장구 난타 퍼포먼스에 다들 기립박수를 보냈다. 장구 난타의 주인공들은 2022년 설립된 박하스 예술단의 역사가 짧지만 실력과 열의 그리고 내공만큼은 수십 년 실력을 갈고닦아온 다른 예술단에 비해 모자람이 없다.
박수 치고 하하하 웃으며 스트레스 날리자
박하스 예술단의 박희경 단장은 본래 어르신을 대상으로 건강 체조, 체조강사, 라인댄스 강사로 활약해 왔다. 그녀가 장구에 꽂힌 건 수려한 장구 실력을 뽐내는 한 유튜브 영상에서 비롯, 이후 장구 기본기부터 섬세한 기술까지 가르쳐줄 전문가를 수소문해 3년가량 서울을 오가며 장구 배우기에 몰입한 박 단장. 그 와중에 코로나19가 터졌고 그녀가 쭉 해오던 시니어 강사 일이 끊겼다. 그러던 중 알고 지낸 강사들로부터 장구를 가르쳐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한 명에서 두 명에서 그 수가 많아지다 보니 학원 오픈을 결심했다. 그녀만큼이나 장구의 매력을 단박에 알아본 이들이 꽤 많았던 것이다. 장구를 배울수록 실력은 일취월장했고 무대에 서고 싶다는 열망은 그만큼 커져갔다.
그러던 차에 전북 익산에서 공연 초청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2022년 박하스 예술단 법인단체를 설립했다. 겨울 첫 공연을 시작한 박하스 예술단은 직장인이 80%, 취미로 배우는 이가 20%로 구성돼 있다. ‘박하스’ 명칭의 의미는 “박수를 치며 하하하 웃으며 스트레스를 날리자!”는 뜻이 담겼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박하스 예술단 공연을 보고 피로가 단박에 풀렸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었다.
장구로 전하는 힐링과 감동 그 자체가 본질
짧은 기간 입소문으로 제 실력을 인정받은 박하스 예술단을 찾는 무대가 많다. 현재로서는 무료, 유료 공연을 가리지 않는다. 무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당장 공연으로 큰 수익을 보지 못한 상황, 오히려 단원들 식비, 차비에 박희장 단장의 사비를 더 많이 쓰는 상황이다. 애초에 ‘장구 공연으로 돈을 벌어야지’ 했다면 박하스 예술단을 만들지도 않았을 터, 그저 누구보다 장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컸고 그들의 실력을 맘껏 발휘하고 싶었을 뿐, 자신들의 공연을 보고 위로와 감동을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했다. 그렇게 열의를 다하다 보면 언젠가 박하스 예술단 장구 공연의 가치를 자연스레 알아봐 줄 테고 공연 수익 역시 자연히 따라오지 않겠냐는 게 박 단장의 생각이다. 현재 박 단장을 포함해 박하스 예술단에서 활약 중인 단원은 총 8명,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마다 모여 장구 연습에 박차를 가한다. 연습한 만큼 실력은 늘게 돼 있다. 땀과 노력을 배신하는 법이 없으니까. 박하스 예술단에 들어오고 싶다는 문의가 빗발치지만 더 많은 인원을 꾸릴 만큼 여력이 되지 못한다는 그녀는 욕심을 덜고 현재 인원을 내실 있게 꾸려가기로 마음먹었다.
지역상권ㆍ문화 발전 견인하는 상설공연장 시급
짧은 기간이지만 불러주는 곳은 빠짐없이 공연했기에 시장님도 그녀를 안다고 했다. 문화예술 분야 인재들이라면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제대로 된 실력만 있다면 포천시로 국한할 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데려올 수 있어야 하기에 지역사회 인재만 써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인만큼 흥이 많은 민족도 없어 전 세계인 마음에 숨은 흥을 끄집어내고 그들을 마음을 토닥일 힘을 ‘장구’에서 찾은 박하스 예술단은 본래 의도한 대로 ‘장구’라는 타악기로 사람들의 진심에 와닿기를 간절히 바랐다. 시장님에게 바라는 점을 물었더니 포천시의 좋은 제반 여건 즉 허브랜드나 마트 밸리 등 장소를 활용해 상시 공연장을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문화공연을 보며 감동과 위로를 얻는 시민들에 더해 문화공연을 보기 위해 포천시를 찾는 관광객 수가 늘어난다면 분명 지역사회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냐는 박 단장이다. 문화예술인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이 시점에 활기를 잃은 지역 상권을 살리고 지역 문화 예술을 드높이는 공간을 마련하는 일은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볼 거라는 박 단장의 단언이 귓전을 울렸다.
[KNS뉴스통신=이은구 기자]
이은구 기자 v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