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S뉴스통신=오성환 기자] 인간은 삶을 영위함에 있어 종교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자연친화적인 불교는 삶에 많은 활력소가 됨은 물론, 보이지 않는 힘을 발휘한다. 따라서 바쁜 일상에서 잠시라도 벗어나 복잡한 마음을 비우고 사찰에 들어가면 가열된 일상을 가라앉혀 편안한 마음으로 되돌아가게 한다. 본지에서는 발을 내딛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지고, 누구든지 환하게 반겨주는 ‘마음의 고향’ 같은 수려한 대자연속의 사찰을 찾아보았다. 그곳은 바로 경기도 안성시 미양면에 위치한 용화사(서선래 주지스님)로서, 답답한 세상을 사느라 덩달아 답답해진 가슴, 무겁게 짊어지고 있는 일상의 번뇌를 툭툭 털어놓을 만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의 기도처다.
서선래 주지스님은 “부처님 말씀대로 살면 사는 게 쉽다.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마음을 편하게 자신의 일을 묵묵히 수행하면 ‘나’도 행복하고 ‘이웃’도 행복한데, 불평불만이 꽉 차있으면 자신이 먼저 상하고 가정이나 사회가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처음 만났을 때처럼 상대편에게 베풀어주는 마음, 배려하는 마음, 자신을 낮추는 하심(下心)의 마음으로 삶을 살아갈 때 가정과 사회가 평화롭고 행복해진다”라고 설파했다.
덧붙여 “부처님 말씀대로 살아가기가 그리 녹녹하지는 않지만 불교가 어렵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마음이 가는대로 오셔서 꽃구경도 하시고, 힐링하시면서 편안히 쉬어가시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이곳과 인연이 되는 사람들이 일상의 짐을 내려놓고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마음속의 고향 같은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전했다.
한편 용화사 주지스님은, 연세가 많고 몸이 불편한 보살님들은 직접 모시고 와서 같이 기도하고 또 모셔다 드리기도 하고, 복지의 사각에서 고통 받는 대중들에게는 자비실천의 참뜻을 전하며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또한 일체 중생을 내 몸같이 사랑하고 아끼며 향훈이 넘쳐나는 맑은 삶을 살아오면서도 선한 미소로서 중생들을 맞이하며 몸소 모범을 보이고 있다.
미륵불 출현, 용화세계(龍華世界) 이끈다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미륵불 출현이 미래희망으로 수용되어 폭넓게 전승되어 왔다. 그 중에서도 안성은 전국적으로도 미륵불이 많기로 유명해 ‘미륵의 고장’이라고도 불린다. 이미 3천 년 전 석가모니는 “삼천년이 지나면 미륵불이 출현하여 후천 용화세계를 이끌어간다”고 예언한 바가 있다. 특히 미륵불이 출현한 용화세계는 이상적인 불국토로 변하여, ‘지혜와 위덕이 갖추어져 있고 평화와 평등의 세계로 행복과 기쁨이 가득할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한편 용화사는 지소현 스님이 불교 포교를 위해 고향으로 내려오던 중에 용이 하늘로 오르며 자신이 솟아난 땅을 내려다보는 꿈을 꾼 후, 그 곳에 사찰을 건립했다고 전해진다. 또 하나의 전설은 용화전 내에 석조여래입상(향토유적 제45호 지정)과 작은 바위가 세워져 있는데, 이 불상과 바위에 관해서는 남녀 미륵불이 땅 속에서 솟아날 때, 지나가는 행인이 여 미륵 위에 소변을 누는 바람에 미륵불이 못되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그래서 자손번창을 염원하는 사람들의 기도처로 활용되고 있으며, 아이가 없는 부부가 찾아와 정성스레 기도한 뒤에 소원성취 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특히 ‘금계가 알을 품고 있는 형국의 ‘금계포란형’의 명당으로서, 풍수지리에서는 재물이 모이고 다산과 자손이 번창 하는 명당자리를 뜻한다. 그러한 ‘영험함이 깃들어있어 기도발이 세다’는 입소문 때문인지 아이를 갖지 못하는 사람, 사업하는 사람, 중대한 시험을 앞둔 사람, 인연을 만나지 못한 사람은 물론 심지어 무속인들도 계룡산에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찾아와 주변에서 기도를 하는 명당자리이다.
주지스님은 “기도를 한다는 것도 먼저 마음을 편히 내려놓고 스스로 깨달아야 진정한 절이고 기도로서 부처님과 한 마음이 되면 이루어진다”고 말하며, “지금은 모두가 어려운 현실이지만 일상사를 살아가며 공덕을 쌓고 일념으로 항상 기도하면 그 기도는 길잡이가 되고 힘이 된다”고 조언했다. 덧붙여 “부처님 법대로 살면서 희망을 놓지 않으면 나에게 기회가 올 것이고 지금 시련이 있으면 그 시련도 지나갈 것으로, 희망이라는 끈을 놓지 말자”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 2005년에는 용화사 도량이 전소되는 아픔도 겪었다. 주지스님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시작된 복원불사 및 진입로 확장보수 불사 등이 차례로 이루어져 현재와 같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가람을 갖추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불사는 시의 도움도 어느 정도는 있었지만 신도들과 함께 주지스님의 뼈를 깎는 헌신과 간절한 기도 원력 및 미륵불의 영험함, 그리고 한없는 부처님의 가피로 이루게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한 남은 불사도 점차 이루어지리라 생각된다.
부처님 마음을 닮자
모든 생명체가 제 스스로 이 세상의 주인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행위에 의해 행복과 불행이 결정된다. 이러한 진리의 실상은 불성을 깨달음으로써만 가능하다. 한마디로 불교는 마음속의 문제를 없애고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을 얻는 방법을 깨치기 위한 종교이다.
이에 대해 스님은 “일상생활 속인 평상심에 모든 것이 다 들어있다”며, “평상심이란 불안에 떨지 말고 불평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지니고 참 나의 길을 가는 마음”이라고 설파했다. 이어 “원하지 않는 일과 장애와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원인은, 부처님께서도 ‘삼세 인과법’과 ‘자업자득’의 이치를 설하셨듯이, 과거가 현재이며 현재가 미래이므로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잘 살아가는 것이 삼세를 잘 살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인간의 운명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복은 인연을 잘 맺는 복이다. 인연은 우연히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선인(善因)을 짓고 선연(善緣)을 잘 맺어야 만날 수가 있는 것”이라면서, “사람들은 정직하게 자기를 닦은 만큼 그 인연이 따라 오니 부처님 말씀처럼 ‘다가오는 티끌의 인연조차도 가볍게 넘기지 말라’고 했다”는 인연설에 대해서 설파했다.
사실 우리사회가 정이 넘치고 갈등이 없는 사회로 전환되려면, 인연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나’라는 자신부터 변화해야 한다. 또 스님의 설법처럼 하심(下心)의 행을 통해 좋은 인연을 지어가고, 베푸는 삶을 살아간다면 보다 밝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서선래 주지스님은 “사계절이 모두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며 기도하고 힐링을 하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사찰이 사회를 위해 도울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절에 찾아오시면 편안한 마음을 가지실 수 있도록 저는 봄이 되면 꽃을 가꾸고, 초파일이 되면 먹거리나 볼거리 등 작은 선물이라도 드릴 수 있는 생각으로도 기분이 좋다. 봄이면 사찰 주변은 벚꽃을 비롯해 온갖 야생화와 고사리, 취나물, 두릅, 더덕 등이 포진해있어 저절로 힐링이 되는 곳이니, 언제든지 오셔서 일상의 번뇌를 가볍게 내려놓으시길 바란다”고 소망을 밝혔다.
주지스님의 신도를 생각하는 마음과도 같이 깔끔하게 조성된 경내는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 마다 정성이 가득해 부처님에게 진실한 마음으로 다가서는 불자들의 마음처럼 포근하다. 스님의 연꽃같이 맑은 가르침을 듣는 동안 바위와 나무, 그리고 떠도는 흰 구름까지도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주변 경관과 법당에서 피어오르는 은은한 향기, 그리고 바람 따라 퍼지는 풍경에 심신이 저절로 평온해지는 시간이었다.
오성환 기자 v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