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S뉴스통신=박종혁 스포츠 전문기자] 방향을 조종할 수 있는 썰매를 타고 눈과 얼음으로 만든 트랙을 활주하는 경기인 ‘봅슬레이’ 종목 여자 2인승에 김유란-김민성이 출전한다.
‘썰매 가족’인 스켈레톤의 윤성빈이 금메달을 획득하는 기염을 토했고, 정소피아 또한 최종 15위를 기록하며 앞으로의 가능성을 예고했다. 봅슬레이 남자 2인승의 원윤종-서영우도 올림픽에서 활약하며 한국에 ‘썰매 종목’을 알렸다. 김유란-김민성 또한 10위권에 들어 ‘봅슬레이’를 알리는데 힘을 싣겠다는 각오다.
지난 2015년부터 팀을 이뤄 호흡을 맞춰 온 김유란과 김민성은 동아대학교 선후배 사이. 육상 허들 선수 출신인 김유란은 ‘파일럿’으로 썰매를 조종하고, 체대생 출신인 김민성은 ‘브레이크맨’으로 썰매를 밀고 멈추는 역할을 담당한다. 김유란은 24살 때 코치님의 권유로, 김민성은 학과 선배의 제안으로 22살 때 봅슬레이를 시작했다.
두 사람이 봅슬레이를 시작한지는 고작 3년 정도.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올 시즌 북아메리카컵 대회에서 금메달 1개·은메달 2개·동메달 2개를 거머쥐며 종합 1위를 차지했고, 2017/2018 시즌 월드컵 3차 대회에서는 22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였다.
최고 시속 150km, 코스 평균 1.3km를 질주하는 봅슬레이는 부상의 위험이 높은 종목이다. 빠른 속도로 인해 썰매가 균형을 잃고 전복되는 사고도 잦은 편이다. 김유란과 김민성에게도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김유란은 “2015년 북아메리카컵 3차 경기 때였다. 경기 도중 전복 사고로 슬레드(썰매)가 뒤집혔다. 정말 아찔했던 순간이었는데, 당시 파트너였던 김민성 선수가 많은 힘이 되어주었다. 김민성 선수 덕분에 그때 생긴 트라우마로부터 빨리 벗어날 수 있었다”라고 말했고, 김민성 또한 “2015년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렸던 북아메리카컵 대회에 출전했을 때, 썰매가 전복됐던 아찔한 사고가 있었다. 그 순간을 떠올리면 아직도 간담이 서늘해진다”고 털어놓았다.
사고와 부상의 위험이 높은 봅슬레이는 파일럿과 브레이크맨의 호흡이 생명인 종목이다. 그런 만큼 두 사람의 유대감도 남다르다. 김민성은 “나의 멘토는 봅슬레이 파트너 김유란 선수. 운동과 시합에 나갈 때는 물론 심리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언니가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스켈레톤의 윤성빈·정소피아, 봅슬레이의 서영우-원윤종과 마찬가지로 썰매 종목 불모지 한국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김유란-김민성. 이번 올림픽에서 두 사람의 목표는 무엇일까. 김유란은 “사실 ‘봅슬레이’라는 종목 자체를 생소하게 여기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서 한국에 ‘봅슬레이’를 알리고 싶다. 올림픽을 위해 준비해 온 모든 것을 보여드리겠다. 우선적인 목표는 Top10 진입이다”라고 의지를 드러냈고, 김민성은 “올림픽에 진출하는 만큼 10위권에 꼭 들고 싶다! 후회 없는 경기를 위해 지금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훈련에 매진해왔다. 대한민국 대표 선수라는 자부심을 갖고, 준비해왔던 모든 것을 평창에 쏟아 붓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총감독인 이용은 김유란-김민성을 두고 스타트만 단축하면 여자 봅슬레이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 것이라 평한 바 있다. 2018년 평창 올림픽 대회 여자 봅슬레이 2인승에서 Top10에 진입하여 새 역사를 쓰겠다는 김유란-김민성. 오늘 20일 두 사람의 의미 있는 도전이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펼쳐진다.
박종혁 기자 jonghyuk01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