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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농업직불제 개편의 바람직한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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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농업직불제 개편의 바람직한 방향
  •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 승인 2016.08.17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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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신유통연구원] 최근 농업직불제 개편을 위한 정부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우선 기획재정부는 올해 재정사업 심층 평가의 하나로 농림수산 분야 직불제를 선정해 작업을 진행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도 3월 농업직불제 중장기 발전방안 수립을 위해 정책포럼을 출범시킨 후, 농업직불제 운영 상황 분석과 개편 방안 마련을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아직 구체적인 농업직불제 개편 내용과 방향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올 연말쯤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두 정부부처의 농업직불제 연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국가 재정의 효율성을 강조해 온 기재부와 농민의 소득안정망 확충을 주장해 온 농식품부 간에 농업직불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입장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농업직접지불제는 농가의 소득 및 경영안정이라는 농업정책의 주요 목적 달성을 위해 정부가 생산자에게 직접 보조금을 지불하는 제도로 출발했다. 실제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이후 농산물 시장개방 확대 추세 속에서 미국·유럽연합(EU)·일본·스위스 등 선진국의 주요 농정 수단으로 자리 잡아왔다. 우리나라도 WTO와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농산물 시장개방의 가속화와 농업을 둘러싼 여건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직불제를 도입해왔다.

1997년 경영이양직불제를 시작으로 쌀소득보전직불제·친환경농업직불제·조건불리지역직불제·경관보전직불제·FTA피해보전직불제·밭농업직불제 등 9개의 직불제가 운용 중이다. 이로 인해 농업직불제가 농식품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5년 7.1%에서 2015년에는 13% 수준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다양한 직불제가 시행됨에 따라 복잡한 제도와 시행체계, 쌀에 대한 편중 지원, 직불제 간 상충성, 생산왜곡에 따른 시장교란 등 많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제도 시행 이후 10여년이 경과된 시점에서 농업 분야 직불제의 운용 상황을 심층 분석하고, 문제점과 선진국들의 모범사례들을 토대로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현재 논의 중인 농업직불제 개편은 무엇보다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농업·농촌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에 부합하는 큰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정부의 농업직불제 개편 움직임을 최근 쌀 가격하락으로 급증한 쌀 변동직불금 관련 재정지출의 축소를 위한 꼼수라고 바라보는 농업계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먼저 농업직불제 개편은 단순히 재정지출의 절감이나 농가소득·가격을 보전해 주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농업과 농촌의 지속적인 발전, 더 나아가 국민경제에 대한 기여라는 안목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이때 다음과 같은 몇가지 기본원칙이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

첫째, 농업직불제가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WTO 농업협정상의 허용대상정책에 해당될 수 있도록 고안돼야 한다.

둘째, 농업직불제가 특정 품목에 집중되기보다는 작목 간 건전한 균형 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농업과 농촌이 발휘하는 다원적 기능 확산에 기여할 수 있도록 공익형 농업직불제를 확충해야 할 것이다. 넷째, 직불제 수혜를 받는 농가의 이행조건을 강화해 직불제 시행의 근거를 명확히 하고,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농업직불제의 정책적 효과를 제고하기 위한 제도적인 인프라가 정비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농업직불제는 정부재정을 통해 농가를 지원하는 제도로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jeongbin@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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