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S뉴스통신=박동웅 기자] 최근 들어 플랫폼 비즈니스와 기업도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사전적 의미에서 플랫폼은 ‘기차역에서 승객이 열차를 타고 내리기 쉽도록 철로 옆으로 지면보다 높여서 설치해 놓은 평평한 장소’를 뜻한다. 그러나 산업, 비즈니스 측면에서 플랫폼은 ‘다수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연결되어 상호작용하며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과 산업 생태계 기반의 장’으로 정의한다. 국내에서도 화물·운송 산업 분야에서의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물류 대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기업들도 화물·운송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평범한 주부에서 매출 30억원 창업 성공 신화 주인공
(주)스마트 수정화물(대표 목순자)이 화물·운송 플랫폼 시장에 처음 등장한 것은 2008년 초였다. 기존에도 화물 중개에 대한 플랫폼은 존재했지만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화물운송 플랫폼의 등장은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평범한 주부였던 목순자 대표가 지인의 권유로 시작한 이 사업은 15년 만에 매출 30억 원이라는 창업 성공 신화를 썼다. 경기 광주시 중대동 소재하면서 오토바이, 다마스, 라보, 1톤 차량을 다수 보유하고, 지방 독차 및 합차 전문 운송조달 서비스를 주로 한다.
목 대표는 화물은커녕 자동차에 대한 지식이 전부한 상태에서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목 대표는 “창업 초기 거래처 데이터베이스를 얻기 위해 8천만 원을 들였지만, 주문이 많이 오지 않았고, 그마저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무지한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그녀는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여러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처음 2년간 직접 영업을 하며 발을 넓혔다. 몇 달 만에 새 신발의 밑창이 닳고, 헤질 정도로 발품을 파는 노력 끝에 오늘에 이르렀다.
국내 화물·운송시장에는 크게 다섯 종류의 참여자 그룹이 존재한다. 화물의 주인인 화주, 화주의 운송요청을 처리하는 주선사, 중간 중개역할을 수행하는 화물콜 및 스마트 플랫폼, 다수의 차량을 관리하는 운송사와 실제 운송을 수행하는 차주가 그들이다. (주)스마트 수정화물은 화주로부터 주문을 받아 전국의 차주에게 다이렉트로 연계해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하는 것이 특징이다.
목순자 대표는 “기존의 운송사 및 주선사 주도의 다단계 구조를 스마트폰과 IT기술력을 바탕으로 전문 플랫폼 업체를 통해 간소화하는 것이 저희 (주)스마트 수정화물의 장점”이라며 “스마트폰을 통해 화주와 차주를 바로 연결해 화주는 운송 기사의 정보부터 이동 경로 등을 확인하고, 차주는 접근 가능한 화물 정보를 얻어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의 화주와 차주들과 네트워크 연계가 잘 되어 있어 차주들이 배송지에서 빈 차로 돌아오는 일도 확연히 줄어들었다. 이처럼 화물운송 프로세스의 혁신은 결국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로 직결되었다. 그녀는 성공 비결로 신뢰와 투명한 경영시스템, 합리적인 가격을 꼽았다.
전통적인 화물·운송업계는 오랫동안 남성들의 세계로 인식되어 왔다. 화주부터 주선사, 운송사, 차주의 대부분이 남성인 탓에 여성의 진입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이에 목 대표는 신뢰할 수 있는 성실함을 바탕으로, 유연한 사고방식, 남성은 가지지 못한 여성성을 겸비해 부드러운 소통과 리더십을 십분 발휘해 협력업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화물·운송 시장의 영세성이나 매출 배분의 불균형을 타파하고 있다.
그녀는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정시에 출발하고, 고객과의 약속을 이행하는 신뢰할 수 있는 경영이 바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저희 업체와 한번 거래해 본 분들은 꼭 다시 찾아올 수밖에 없고, 함께 일한 운송 차주들 역시 든든한 파트너십을 갖게 되어 이제는 전국구를 무대로 활발하게 화물을 운송한다”고 밝혔다.
화물운송, 이제는 스마트 물류의 시대
화물·운송 플랫폼사를 지향하는 만큼 그간 인적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배차를 스마트폰 기반의 디지털 배차로 전환하면서 다양한 이해관계와 복잡한 거래 구조도 단일화했다.
(주)스마트 수정화물이 만든 플랫폼에서는 진입 제한으로 인한 시장의 경직성도 없어지는 점이 장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때 인근 지역의 화물운송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어 공차율을 낮추는 데 일조했다.
여기에 목 대표는 자신의 마진을 낮추는 대신 운송 기사에게 더 큰 마진을 돌려주고, 화주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기로 유명하다.
그녀는 “단 한 번의 거래를 보고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발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속가능한 협력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더욱 중요시한다”고 말했다.
화물운송업의 스마트 포털서비스는 결국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여러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 자금력, 기술력 등을 갖춘 글로벌 기업이나 대기업은 이처럼 인수합병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스마트 화물·운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 화물운송업체들은 막대한 투자 비용과 상대적으로 긴 투자 회수 기간, 낮은 기술력 등으로 자체적 구축에 어려움이 따른다.
목순자 대표는 “현재 물류업체 경기 침체가 심각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오히려 나았을 정도. 경기 광주 소재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면 모두 영세한 소규모 업체이다 보니 불경기를 극복하는 데 어려움이 큰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뿐 아니라 운송 차주 역시 1톤 트럭 이상은 개인사업자를 가지고 있지만, 1톤 이하의 다마스, 오토바이, 기타 차량은 간이사업자인 경우가 많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가세 부담이 오롯이 목 대표에게 전가되기도 한다.
그녀는 “차주가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게 되면 플랫폼인 저희가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부가세 납부까지 떠안는 이중고를 겪는다”며 “총 매출액은 높게 평가되지만, 실제 수익은 이보다 훨씬 낮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애로점을 호소했다.
경기가 나빠지면 화물차 교통사고가 줄어든다는 말이 있다. 불경기로 화물 물동량이 줄어들게 되고 화물차 운행도 줄어 사고 날 일이 없어진다는 뜻이다. 그만큼 경기는 화물운송업계의 바로미터가 된다. 2023년 6월 기준 화물운송 오더는 평년의 절반을 밑돈다.
그럼에도 (주)스마트 수정화물은 성장세를 지속해 온 저력을 발판삼아 불경기를 극복하기 위해 초심을 다진다.
목순자 대표는 “단일업체 또는 제한된 업종에서 벗어나 업종을 초월한 화물·운송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역량을 강화하겠다”면서 “앞으로도 15년 전 창업 초기 품었던 결심을 잃지 않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변화와 혁신으로 파트너사의 사업에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될 것”을 다짐했다.
박동웅 기자 v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