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S뉴스통신=오성환 기자] 볼링인구 500만 시대, 광주시 초월읍 지월리에 위치한 동양볼링장은 광주에서는 유일하게 여성 프로 제1기 볼링(대표 박희복) 선수가 운영하는 볼링장으로서 12개 레인과 탁 트인 넓은 주차 편의시설을 갖추고 국민 스포츠 광주의 볼링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
박 대표는 전문 스포츠와 생활체육 분야에서 볼링의 꾸준한 성장세를 견인하며 사업가이면서 볼링 지도자로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가 건물 내에 입점한 여느 볼링장과는 달리 단독 건물을 사용하는 만큼 대기 공간이 넉넉해 다른 이용자의 방해를 받지 않고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한적한 시설 덕분에 광주 소재 8개 볼링장 가운데 전국 규모 대회를 가장 많이 열었으며, 2007년 1년 여 공사 끝에 볼링장을 오픈할 당시에는 광주시에서 최대 규모와 최신 시설로 첨단 장비까지 갖춰진 볼링장이었다. 무엇보다 프로선수가 운영한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지역 볼링인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기도 했다.
유소년ㆍ장애인 위한 볼링 지도자로 활동
박희복 대표는 30대 초반 집 근처 볼링장을 우연히 찾았다가 볼링에 흥미를 느껴 가정주부 프로선수로 데뷔했다. 사단법인 한국프로볼링협회(KPBA)에서 여자프로볼러 1기를 선발할 당시 120명이 테스트에 참여해 35명에 선발되어 선수활동을 하면서 전국 대회에 출전해 수상한 이력을 갖고 있다.
현재는 지역 내 유소년과 장애인을 위한 볼링코치로 활동하는 등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프로선수가 운영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10년 이상 오랜 단골들뿐 아니라 볼링을 배우고 싶거나 프로의 꿈을 키우는 아마추어 볼링인들이 박 대표를 찾는 경우도 많다. 동양볼링장을 거점으로 운영 중인 볼링 동호회만도 8팀에 이른다. 이들을 위해 동양볼링장 주최로 친선경기나 단합대회, 회식 등 각종 모임의 장을 꾸준히 마련하여 지역 볼링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볼링장을 찾는 분들을 위해 항상 최상의 시설 컨디션을 유지하고, 국제대회에 걸맞는 규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볼링을 즐기는 인구가 점차 늘어나는 것에 보람을 갖는다.
박희복 대표는 경기도농아인협회에서 주관하는 장애인 생활체육 프로그램 ‘볼링 교실’과 초등학교 방과 후 활동 ‘볼링 교실’을 지도하는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볼링을 지도받은 자폐 아동들은 수개월 후 상당히 개선되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앞으로도 기회가 생긴다면 더 많은 이에게 볼링의 매력을 알리겠다는 포부 갖고 있다.
볼링이 ‘운동이 되냐’며 의아해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고강도 스포츠인 동시에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아마추어 볼러가 한 게임을 치면 테니스 30분을 치는 것과 맞먹는 수준의 칼로리 소모된다.
어드레스(준비 자세)부터 셋업, 투구까지 이어지는 과정은 심호흡과 유산소운동으로 근력보다는 자세와 리듬이 중요한 종목이어서 체력, 관절이 좋지 않은 실버 세대와 청소년, 장애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또한, 경쟁 상대가 아닌 핀과의 싸움이라 정신집중을 요하며,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날씨와 상관없이 365일 볼링을 칠 수 있으며, 볼링 핀이 쓰러지는 ‘와르르’ 소리를 듣는 순간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도 해소된다. 박 대표는 “볼링은 경쟁 상대가 있긴 하지만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다. 스스로 이겼을 때의 쾌감이 볼링을 계속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볼링업계 단합해 경영난 타개하자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 프로볼링 국가로, 국제 대회에서 우리 프로 선수들이 잇달아 우승을 거두고 있다. 협회 차원의 시즌 정규투어대회는 연간 30개, 총상금 30억 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전국적으로 볼링 인구는 대략 500만 명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박희복 대표는 “최근 코로나19 종식 선언 이후 광주를 비롯해 전국 볼링장이 본격적으로 리오프닝하기 시작했으나 안타깝게도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힘들다”며 “그동안 볼링장을 떠났던 볼링 인구가 다시 돌아오고 정상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과 고통이 뒤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남시에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는 볼링장이 많았는데 코로나19 이후 경영난을 겪으면서 문을 닫은 곳이 많다”며 “볼링 동호인의 단합과 친선을 도모하고, 볼링 종목의 저변이 더욱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볼링의 인기와 위상, 가치, 그리고 경쟁력까지 키울 수 있는 운영 시스템을 지켜내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현재 각 볼링장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기엔 역부족이다. 결국 전국 볼링장과 볼링업계가 힘을 모아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절대 필요한 시점이다.
오성환 기자 v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