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S뉴스통신=박광옥 기자] 지난 14일 (도지사 남경필)가 도민 9명을 도지사 집무실로 초청해 ‘2015년 도지사에게 바란다’라는 주제로 도민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 “도민께서 오늘 해주신 말씀은 도정을 이끄는 데 중요한 내용들.”이라며 “도민 바람이 헛되이 없어지지 않도록 건의하신 내용을 도정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취업준비생, 워킹맘, 농부, 시장상인, 결혼이민여성, 마을버스 여성기사, 대학생 등 도내 거주하는 각계각층의 도민들이 참여해 오후 2시부터 오후 4시까지 2시간 동안 남 지사와 경기도에 바라는 점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남 지사는 참석한 도민들이 차례로 준비한 건의사항을 말할 때마다 자신의 경험을 들어 도민 입장을 공감하기도 하고, 관련 공약이나 앞으로 민선6기에 추진할 정책 방향을 소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에 임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두 아이를 키우며 보육문제로 고민하는 워킹맘 정 모씨(남양주, 37, 여)와 9시 이전 등교 시행 후 아침활동과 방과후 활동을 강화해달라는 학부형 이 모씨(화성, 47, 남)의 이야기를 듣고 공약으로 추진하고 있는 따복마을에 대해 소개하면서 ‘공동체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남 지사는 “저출산은 사회 구조적인 문제이다. 아이를 낳아도 키우기가 어려우니 낳지 않고, 결혼 후에도 가정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엄두가 안 나니 결혼자체를 안한다. 이것을 풀도록 노력하겠다.”며 “공동체가 회복되면 옛날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이 그랬듯이 동네에서 함께 키우는 공동 육아 커뮤니티가 생길 것이다. 정책적 지원과 공동체 회복을 모아서 만드는 게 따복마을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아침 교육이나 방과 후 교육과 관련해서는 “(정책을) 그동안 정치인끼리 모여서 결정했는데, 경기도는 부모님을 모시고 결정하겠다.”며 “수요자 중심으로 조사하고 데이터 분석을 더해 효과 있는 정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출퇴근과 학교 통학을 위해 대중교통을 개선해달라는 건의에 대해서도 ‘굿모닝 버스’를 소개하며 좋은 정책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대학생 임 모씨(용인, 23, 남)는 “서울과 용인 캠퍼스로 학교를 다니는데 집(용인)에서 서울 가는데 2시간이 걸리고, 같은 용인에서 용인을 가는데도 1시간 반이나 걸린다. 지정좌석제 문제 이후 광역버스가 늘어났지만 직장인과 학생들은 아직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출퇴근 시간만이라도 급행버스를 늘렸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남 지사는 “예를 들어 광교 동수원에 환승센터를 만들고, 신갈에도 환승센터를 만들고 2, 3분에 한 대씩 버스가 바로 출발해 서울에 어느 거점에 내려드리면 거기서 지하철과 버스로 바로 이동하실 수 있게 하는 게 ‘굿모닝버스’이다.”라고 소개하고 “정책이라는 게 요술방망이처럼 뚝딱 바로 되면 좋겠는데 법규 문제 등 풀어야 할 게 많다. 잘 준비해서 좋은 정책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경기도 정책에 대한 칭찬을 비롯해 정책 건의 등 참석한 도민들의 진심이 담긴 건의들도 눈길을 끌었다.
경기도 전통시장 지원 정책의 도움을 받았다는 김 모씨(부천, 57, 남)는 “경기도 지원을 통해 명품점포로 선정됐는데, 그 이후 우리 시장 전체가 달라지고 있다. 명품점포를 찾는 손님이 많아지면서 상인들이 스스로 고객선지키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고, 초토화됐던 상권도 살아나고 있다. 입소문 듣고 멀리서도 찾아오신다.”며 “책임감을 갖고 따뜻하게 대해준 경기도 공직자에게 감사하고, 경기도 189개 전통시장이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도록 상인들도 노력할 테니 많이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대학생 임 모씨는 “등록금 벌고 생활비 벌려면 아르바이트를 해야하는데, 좋은 인턴십을 통해 진로체험을 하려고 하면 ‘열정페이’로 생활이 안 되고, 돈을 벌려면 진로와 상관없는 직종에서 일해야 한다.”며 “경기도에서만큼은 이런 괴리가 사라지고, 열정페이라는 무서운 말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결혼이주여성을 대표해 참석한 한 모씨(수원, 28, 여)는 “우리 아들은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 커갈수록 따돌림도 커져간다. 다문화라는 말 자체가 무시 받고 도와줘야만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문화가정이라는 말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공감을 샀다.
남 지사는 이에 대해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 모두가 부끄러워졌다. 다문화정책을 경기도에서 열심히 하고 자랑스럽게 일을 했는데, 그것이 거꾸로 차별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며 “이주외국인들은 우리나라에 다양성과 활력을 주는 분들이고, 오히려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자격으로 참석한 서 모씨(수원, 24, 여)는 “취업을 준비하면서 스펙보다는 실무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는데, 학비 벌면서 인턴십 등을 알아보는 게 여의치 않았다.”며 경기도에서 직장체험을 할 수 있는 직간접 기회를 마련해 달라고 건의했다. 서 씨는 또 “경기도에서 진행한 청년뉴딜과 경기도취업포털 인투인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청년뉴딜은 수혜자가 적고 인투인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아쉽다.”며 더 많은 대학생이 청년뉴딜과 인투인을 활용할 수 있도록 널리 홍보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32년 간 근무한 회사를 퇴직하고 6개월째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는 안 모씨(군포. 57. 남)는 “아직 일할 체력도 있고 의욕도 있는데 나이 때문에 취업을 못 하고 있다. 퇴직자들이 경력을 살려서 다른 직장에서 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남 지사는 “경기도 중소기업에도 빈 일자리가 많다고 한다. 문제는 미스매치인데, 체력도 있고 일할 수 있는 의지도 있다면 충분히 일자리를 찾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하고 “경기도에서 추진하는 관련 정책을 연결해서 도움을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박광옥 기자 kwing601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