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1-06 23:20 (금)
특별기획 [호남 메가프로젝트 진단②] 800조 투자 넘어 팹 10기 확대 가능성…지역기업에 기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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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호남 메가프로젝트 진단②] 800조 투자 넘어 팹 10기 확대 가능성…지역기업에 기회인가
  • 한동훈 기자
  • 승인 2026.11.06 0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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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SK하이닉스 팹 4기·800조 원 투자 구상…장기적으로 9~10기 확대 전망도 제기
- 광주 군공항 250만 평 중 63만 평 우선 개발 추진…2028년 팹 착공·2030년 첫 양산 목표
- 전력 3.1GW·산업용수 하루 15만 톤 초기 공급 계획…투자 실현 위한 기반시설 확보 관건
- 정진욱 의원, 일본 구마모토 TSMC 사례 제시…교통·주거·교육 인프라 선제 구축 강조
- 건설·전기·공조·자동화·부품·물류 등 지역기업 참여 가능성…실제 수주·고용 성과가 성공 기준

[KNS뉴스통신=한동훈 기자] 

[사진설명]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 구상을 시각화한 이미지. 실제 건설 현장이나 생산시설을 촬영한 사진은 아니다. (이미지=KNS뉴스통신·AI 제작)
[사진설명]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 구상을 시각화한 이미지. 실제 건설 현장이나 생산시설을 촬영한 사진은 아니다. (이미지=KNS뉴스통신·AI 제작)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주목받는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사업이 대규모 투자 구상을 넘어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권에 총 800조 원을 투자해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인 팹(Fab) 4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 제시된 데 이어,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의 단계적 개발과 전력·용수 공급망 구축 등 후속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장기적으로 반도체 생산시설이 9~10기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된다면 광주·전남은 수도권 중심의 국내 반도체 산업구조를 다변화하는 새로운 생산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대규모 투자가 반드시 지역경제의 동반성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공장 건설에 수백조 원이 투입되더라도 핵심 장비와 소재·부품, 건설·설비 관련 계약이 기존 대기업 협력망에 집중된다면 지역 중소기업이 체감하는 경제적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결국 호남 메가프로젝트의 성패는 투자 규모 자체보다 지역기업이 새로운 산업 공급망에 얼마나 참여하고, 그 성과가 매출과 일자리, 지역 내 부가가치 창출로 얼마나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 삼성·SK 800조 원 투자 구상…호남 반도체 산업지도 바뀌나

지난 6월 29일 정부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통해 제시된 호남권 반도체 투자 구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약 400조 원씩, 총 800조 원을 투입해 반도체 팹 2기씩 모두 4기를 조성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는 수도권에 집중된 첨단 반도체 생산기반을 호남권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산업적 의미가 크다.

반도체 팹은 단순한 제조공장이 아니다. 첨단 생산장비와 초정밀 부품, 고순도 가스와 초순수, 대규모 전력공급시설, 자동화 시스템 등이 집약된 복합 산업시설이다.

공장 건설 과정에서는 토목·건축과 전기·기계설비, 배관, 공조, 소방, 통신 등 다양한 업종이 참여하고, 가동 이후에는 장비 유지보수와 부품 공급, 물류, 환경관리 등 지속적인 산업 수요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은 광주·전남 지역기업에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800조 원은 장기간에 걸친 투자 구상으로, 기업의 실제 투자 집행액이나 확정된 발주계약액과는 구분해야 한다. 개별 팹의 착공 시점과 투자 규모 역시 기업의 최종 의사결정과 산업 여건에 따라 구체화될 전망이다.

[사진설명]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해 강위원 전 전남경제부지사(왼쪽)는 반도체 팹 확대 가능성을, 안도걸 전남광주통합시당 위원장(가운데)은 광주 군공항 부지 우선 개발과 단계별 추진계획을, 정진욱 국회의원(오른쪽)은 일본 구마모토 TSMC 사례를 바탕으로 전력·용수·교통 등 기반시설의 선제적 구축 필요성을 제시했다. (사진=KNS뉴스통신·AI 편집)
[사진설명]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해 강위원 전 전남경제부지사(왼쪽)는 반도체 팹 확대 가능성을, 안도걸 전남광주통합시당 위원장(가운데)은 광주 군공항 부지 우선 개발과 단계별 추진계획을, 정진욱 국회의원(오른쪽)은 일본 구마모토 TSMC 사례를 바탕으로 전력·용수·교통 등 기반시설의 선제적 구축 필요성을 제시했다. (사진=KNS뉴스통신·AI 편집)

■ 팹 4기에서 9~10기까지…2,000조 원 투자 가능성도 거론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장기적인 확장 가능성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당초 제시된 생산시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기씩 건설하는 총 4기지만, 정치권에서는 산업단지 확대와 추가 투자 가능성을 전제로 팹 9~10기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강위원 전 전남경제부지사도 최근 강연에서 호남권 반도체 생산시설이 장기적으로 10기 안팎까지 확대될 가능성과 약 2,000조 원 규모의 투자 전망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호남권 반도체 산업이 단일 산업단지 조성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대규모 첨단산업 집적지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팹 9~10기 확대와 2,000조 원 규모의 투자는 현재 확정된 기업별 투자계획과는 구분해야 한다.

특히 2,000조 원이라는 수치가 호남권에 한정된 투자 전망인지, 전국 단위의 반도체·AI 관련 장기 투자까지 포함한 것인지는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향후 투자 규모를 평가할 때는 기업의 공식 발표와 투자협약, 개별 팹 건설계획, 전력·용수 확보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막대한 투자 전망이 지역경제에 기대감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숫자의 확대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사업이 어느 단계까지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다.

■ 광주 군공항 63만 평 우선 개발…2030년 첫 양산 목표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산업용지 확보와 조기 착공이다.

현재 사업은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 약 250만 평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전체 군공항 이전이 완료되기 전에 약 63만 평을 우선 개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안도걸 전남광주통합시당 위원장이 최근 설명한 사업 추진 상황에 따르면, 군공항 전체 이전을 기다리지 않고 탄약고 이전 예정지 등 우선 개발이 가능한 구역부터 산업용지 조성에 착수해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 일정을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추진 목표는 2027년 기반공사 착수, 2028년 반도체 팹 건축 착공, 2030년 6월 첫 양산이다.

군공항 운영과 산업단지 개발을 병행하면서 사업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실제 착공까지는 국가산업단지 지정과 관련 인허가, 군사시설 이전 및 비행안전구역 관련 협의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반도체 생산시설은 부지 조성 이후에도 건축과 설비 설치, 시험가동 등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우선 개발구역의 적기 확보와 기반공사 일정 준수가 전체 사업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제시한 목표 일정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산업용지 조성, 기업 투자 결정, 전력·용수 공급시설 구축이 서로 맞물려 추진돼야 한다.

■ 기업이 요구하는 것은 공장 부지 넘어 '산업도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협의가 구체화될수록 반도체 생산시설을 뒷받침할 정주환경과 산업기반시설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안도걸 위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생산시설 건설과 근무 인력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국제학교 등 교육시설, 왕복 8차선 진입도로, 반도체 냉각수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재이용수 확보 등을 주요 협의사항으로 제시했다.

이는 첨단 반도체 산업이 공장 부지만 확보한다고 완성되는 산업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대규모 생산시설이 가동되면 반도체 전문인력뿐 아니라 협력업체 종사자와 가족들의 주거·교육·의료·교통 수요가 함께 증가할 수 있다.

우수한 기술인력이 지역에 장기간 정착하려면 주택 공급과 학교, 의료시설, 문화·생활 인프라가 종합적으로 갖춰져야 한다.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기업의 입주 부지와 산업기반시설 공급방안 등을 협의하며 투자양해각서 체결 등 후속 절차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협약 체결을 목표로 협의가 진행되는 단계와 실제 기업의 투자 확약이 완료된 단계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향후 입주 협약 체결 여부와 기업별 부지 배분, 생산시설 착공 일정이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실현 가능성을 판단하는 주요 기준이 될 전망이다.

■ 전력 3.1GW·산업용수 하루 15만 톤…인프라 확보가 관건

반도체 산업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대규모 전력과 산업용수 공급이 필수적이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초기 3.1GW의 전력을 공급하고, 향후 6.3GW 수준까지 공급능력을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변전소와 산업단지를 연결하는 약 23㎞의 송전선로 구축이 계획돼 있으며, 관련 전력망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 행정적 지원도 추진되고 있다.

산업용수는 주암댐과 보성강댐 등 기존 수자원을 활용해 초기 하루 15만 톤을 공급하고, 생산시설 확대에 따라 단계적으로 공급능력을 늘리는 구상이다.

광주지역 하수처리수의 재이용도 산업용수 확보방안 가운데 하나로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전력·용수 공급계획이 마련됐다는 사실과 실제 공급시설이 완공돼 안정적으로 가동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반도체 공장은 생산 과정에서 전력과 용수가 안정적으로 공급되지 않을 경우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공급망의 신뢰성과 적기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팹 규모가 당초 4기에서 9~10기 수준으로 확대될 경우 추가적인 전력·용수 수요가 발생할 수 있어 장기적인 공급계획의 적정성도 검토해야 한다.

전력과 산업용수 문제는 향후 호남 메가프로젝트의 실행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로, 본지 특별기획 3회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 일본 구마모토 TSMC 사례…'속도전'보다 중요한 사전 준비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의 성공 조건을 살펴볼 수 있는 해외 사례로 일본 구마모토의 TSMC 반도체 공장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일본 구마모토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정진욱 의원은 지난 4일 KBS 광주 '이슈대담'에 출연해 현지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과정과 지역경제 변화, 기반시설 구축 사례를 소개했다.

정 의원은 구마모토가 전력과 용수 등 기반시설을 사전에 준비한 덕분에 반도체 공장을 약 1년 8개월 만에 완공하고 양산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역시 생산시설 건설과 동시에 전력·용수 공급시설, 교통망 등을 완성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마모토 사례에서 주목할 부분은 반도체 산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다.

정 의원은 규슈파이낸셜그룹의 전망을 인용해 구마모토 반도체 산업의 향후 10년간 추가 경제 파급효과가 약 1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현지 방문 과정에서 일부 지역의 인구 증가와 상권 활성화 움직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110조 원은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한 전망치로, 실제 발생한 투자액이나 기업 매출액과는 구분해야 한다.

구마모토 사례는 대규모 반도체 공장 유치가 지역경제 활성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기반시설과 정주환경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할 경우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한다.

정 의원에 따르면 구마모토에서는 초기 공급된 일부 임대주택이 입주자들의 주거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공실이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

교통 문제도 중요한 과제로 지적됐다.

TSMC 공장 주변 일부 도로가 왕복 2차선에 머물면서 출퇴근 시간대 교통체증이 발생했고, 현지에서는 도로 확장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의원은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광주 군공항 반도체 산업단지 주변에 왕복 8~10차선 규모의 순환도로를 조성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아울러 국제학교와 특수목적고 등 교육시설을 조기에 확보해 반도체 전문인력과 가족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구마모토의 경험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공장 건설 속도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산업기반시설과 주거·교육·교통 인프라를 함께 준비하고, 투자 성과가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도시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에 따른 지역 중소기업의 주요 공급망 참여 가능 분야. (자료=관련 발표 종합, 그래픽=KNS뉴스통신)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에 따른 지역 중소기업의 주요 공급망 참여 가능 분야. (자료=관련 발표 종합, 그래픽=KNS뉴스통신)

■ 건설·전기·공조·자동화·물류…지역기업에 새로운 시장 열리나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으로 지역 중소기업이 가장 먼저 참여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분야는 산업단지 기반공사와 생산시설 건설 부문이다.

대규모 팹 건설 과정에서는 토목·건축과 전기·통신, 기계설비, 공조, 배관, 소방, 산업안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기업이 필요하다.

특히 반도체 공장은 일반 제조시설보다 높은 수준의 청정도와 정밀한 환경관리가 요구된다.

이를 위해 클린룸과 초순수 공급시설, 고순도 가스 배관, 정밀 공조설비, 안정적인 전력공급 시스템 등 특수한 산업설비가 구축돼야 한다.

지역 건설·전기·기계설비 기업들이 이러한 분야의 기술역량을 확보한다면 새로운 사업 참여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생산시설 가동 이후에도 장비 유지보수와 산업용 부품 공급, 자동화 시스템, 물류, 환경관리, 시설관리 등에서 지속적인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광주·전남의 자동차 부품, 금형, 기계, 전기·전자, 에너지 설비 관련 기업들도 기존 기술을 고도화해 반도체 연관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지역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선다는 사실만으로 지역기업의 수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산업은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품질관리, 안전기준, 납기 준수 능력을 요구하며, 핵심 장비와 소재·부품 분야에서는 이미 국내외 대기업 중심의 공급망이 형성돼 있다.

따라서 지역기업의 실제 참여 가능성을 높이려면 산업단지 조성 초기부터 기업별 기술 수준과 공급 가능 분야를 조사하고, 반도체 대기업 및 주요 협력업체의 발주 기준에 맞춘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 지역 중소기업, 공급망 진입 장벽 어떻게 넘을 것인가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대기업 투자 유치와 지역 중소기업 육성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지역기업의 산업별 공급망 참여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반도체 공장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업종별 발주 수요를 조사하고, 광주·전남 지역기업이 보유한 기술과 생산능력, 인증 수준 등을 파악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반도체 대기업과 1차 협력업체, 지역 중소기업을 연결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기술력은 갖추고 있지만 반도체 산업 납품실적이 부족한 기업에 대해서는 시험·인증과 시제품 개발, 생산공정 개선, 전문인력 확보 등을 지원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 산업지원기관도 반도체 장비 운영과 유지보수, 정밀가공, 전기·기계설비, 자동화 등 실무형 전문인력 양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특히 건설 단계의 일시적인 경제효과를 넘어 생산시설 가동 이후에도 지역기업의 공급망 참여가 지속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기업이 단순 하도급이나 일회성 납품에 머무르지 않고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공정한 경쟁과 기술역량 강화를 전제로 지역기업의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광주 중심 반도체 투자, 전남 전역으로 파급효과 확산해야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가 광주 군공항 부지에 조성되더라도 산업적 파급효과는 광주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광주는 반도체 생산시설과 AI 산업, 자동차·전자 제조기반을 연계하는 첨단산업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

나주는 한국전력과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이 집적된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전력 인프라와 에너지 기술, 산업용 전력설비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

장성은 광주와 인접한 입지 여건을 활용해 협력기업 입지와 산업용 부품 공급, 물류 지원 등의 기능을 검토할 수 있다.

화순은 바이오·의료산업 기반과 정밀 제조기술을 활용한 산업 간 기술협력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다.

영암·해남 등 전남 서남권은 재생에너지와 산업용 전력 인프라, AI 데이터센터 등과 연계한 미래산업 육성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러한 지역별 역할은 향후 산업구조와 입지 여건을 고려한 발전 방향으로, 현재 확정된 기업 투자나 시설 배치계획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지역별 산업단지 유치 경쟁에 머무르지 않고 광주·전남 전체가 하나의 첨단산업 생태계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능을 분담하고 협력하는 것이다.

반도체 생산시설과 협력기업, 연구기관, 교육기관, 에너지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호남권 전체의 산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 800조 원보다 중요한 숫자…지역기업 수주액과 실제 고용

호남 메가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 때 투자 발표 금액만을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실제 지역기업이 얼마나 많은 계약을 수주하고, 지역 청년들이 얼마나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하며, 지역경제에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가 남는지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대규모 반도체 공장 건설은 건설업과 서비스업 등에 단기적인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산업성장을 위해서는 생산시설 가동 이후에도 지역기업의 부품 공급과 설비 유지보수, 기술개발, 물류 등 연관산업 참여가 이어져야 한다.

또한 반도체 산업의 고용효과가 지역에 정착하려면 전문인력 양성과 함께 주거·교육·의료·교통 등 정주환경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

일본 구마모토의 사례에서도 확인되듯 대규모 산업투자가 지역 인구와 상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그 효과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도시계획과 지역산업 육성전략이 필요하다.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향후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과정에서 지역기업의 참여업체 수와 수주계약액, 지역인재 채용 현황, 신규 일자리 창출 규모 등을 주요 성과지표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지표를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점검한다면 대규모 투자계획이 실제 지역경제에 어떤 성과를 남기는지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 '투자의 크기'에서 '지역 성장의 질'로…실행력이 성패 가른다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는 광주·전남의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평가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800조 원 투자 구상은 호남권이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생산거점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장기적으로 팹 9~10기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지역 첨단산업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투자계획의 발표와 실제 지역경제 성장 사이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산업용지 조성과 전력·용수 공급시설 구축, 기업의 최종 투자 결정, 협력기업 육성, 전문인력 양성, 정주환경 개선 등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

특히 지역 중소기업이 반도체 산업의 공급망에 진입하지 못한다면 거대한 생산시설이 들어서더라도 지역경제가 체감하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일본 구마모토의 사례가 보여주듯 반도체 산업의 성공은 공장 건설 속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전력·용수·교통 등 기반시설의 적기 구축과 전문인력의 지역 정착, 지역기업의 산업 참여가 함께 이루어져야 대규모 투자가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 호남 메가프로젝트는 투자 규모를 둘러싼 기대를 넘어 실제 성과를 만들어낼 실행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800조 원의 투자 구상이 장기적으로 얼마나 확대될 것인가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질문은 그 투자 속에서 광주·전남의 기업들이 얼마나 성장하고, 지역 청년들에게 얼마나 많은 새로운 기회가 돌아가느냐는 것이다.

지역기업의 수주와 매출, 양질의 일자리, 지역 내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질 때 비로소 호남 메가프로젝트는 광주·전남의 미래를 바꾸는 실질적인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KNS뉴스통신 특별기획 | 호남 메가프로젝트 진단

다음 편 예고

③ 반도체·AI 시대, 전력과 물은 충분한가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와 AI 산업 투자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안정적인 전력과 산업용수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3편에서는 반도체 팹 4기에서 최대 10기까지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한 전력 수요와 송전망 구축계획, 산업용수 공급체계, 재생에너지 활용방안 등을 집중 분석한다.

 

한동훈 기자 knsnews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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