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국보)’, 시대를 대표하는 아름다움과 간송의 문화보국
[KNS뉴스통신=안승환 기자] 대구간송미술관(관장 전인건)은 1월 15일(수) 대구간송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025년 새로운 도약을 위한 청사진을 밝혔다.
또한, 오는 16일부터 간송 전형필 선생의 문화보국 의지와 염원이 담긴 작품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상설‧기획전 체제로 미술관을 정비한다고 밝혔다.
▸ (상설전시) 간송 콜렉션으로 만나는 겸재 정선,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대구간송미술관은 간송이 문화보국 정신으로 수집한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상시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상설전시를 개최한다. 서화와 도자를 중심으로 불상, 전적, 목판 등을 순차적으로 전시할 예정이다.
2025년 상설전시는 상설전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주요 작품들이 대거 출품되는데, 국보 3건 6점을 비롯한 회화(산수화, 풍속화), 서예, 도자 등 대표 소장품 총 39건 52점이 전시된다.
조선시대 회화사를 대표하는 삼원(三園,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오원 장승업) 삼재(三齋, 겸재 정선, 현재 심사정, 관아재 조영석)의 작품과 조선 왕실의 글씨, 고려와 조선의 도자 등을 모두 한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작품의 관리를 위하여 연 3차례 작품을 교체할 예정이며, 이번 전시는 5월까지 계속된다.
(도자) 고려와 조선을 대표하는 두 도자로 간송의 정신을 기리다.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국보)>은 간송 소장품을 대표하는 작품이자 간송의 문화보국에 대한 의지가 담겨있는 국가의 보물들이다. 두 도자는 간송 전형필 선생의 수집을 위한 헌신적인 노력을 함께 기리기 위해 1938년 간송이 직접 주문하여 제작한 목제 진열장에 진열된다. 두 도자 앞으로 청자 7건 10점과 백자 7건 8점이 전시되며, 관람객은 도자의 뜰 안에서 고려와 조선의 삶과 멋을 음미할 수 있다.
(산수화) 조선 거장들의 산수로 시대의 자취를 헤아리다.
이름만으로도 압도적인 조선 거장들의 산수화 7건 10점을 선보인다. ‘진경산수의 거장’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를 보인 단원 김홍도, ‘조선 최후의 거장’ 오원 장승업, 조선후기 회화의 흐름을 주도한 현재 심사정의 작품과 함께, ‘우리나라의 제일가는 손(本國第一手)’으로 불린 이징의 금니산수도가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풍속화) 풍자와 해학에 담긴 조선의 정서와 미감
화려한 색채와 도시적인 세련미로 대중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는 신윤복 ≪혜원전신첩≫이 전시된다. 일찍이 일본에 유출된 ≪혜원전신첩≫을 간송 전형필 선생이 1935년 오사카의 고미술상에서 구입했고, 미술사와 조선 복식사·생활사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으며 1970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이외에도 사냥, 노동, 육아, 풍류 등 조선시대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윤두서, 조영석, 김후신, 신한평 등 조선후기 풍속화 거장들의 작품 7건 10점이 공개된다.
(서예) 왕실의 글씨를 통해 조망하는 조선의 서예사
문예 선도자이자 최고의 향유자였던 조선 왕실과 왕실 출신 중 당대를 대표한 명필들의 글씨를 만날 수 있다. 단아하고 기품 있는 궁체로 쓰여져 정조의 지극한 효심과 혜경궁 홍씨의 애틋한 모성애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혜경궁의 <서간>, 정조의 어제시인 <정혜공연시연시>를 비롯 안평대군, 선조, 흥선대원군 이하응 등 조선 왕실 명필들의 글씨 7건 8점을 통해 조선 서예사의 맥락을 짚어가며 시대 미감과 교감할 수 있다.
(명품전시) 선비의 향기를 마주하다, 김홍도 <백매>
전시실 2에는 풍속화뿐만 아니라 산수, 인물, 화조 분야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던 단원 김홍도의 <백매>가 단독 전시된다. 매화는 대표적인 겨울꽃으로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 선비의 정신을 나타낸다. 전시실은 인위적인 연출을 자제하고 온전히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어스름한 새벽, 별빛 아래 하얀 꽃망울을 달고 홀로 선 매화의 자태에서 선비의 맑은 정신과 향기의 여운을 느낄 수 있다.
▸ 2025년 대구간송미술관 주요 계획
(전시) 고미술의 아름다움을 통해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다.
간송 전형필 선생은 한국 미술사를 아우르는 중요 작품들을 수집하였고 미술관은 기획전을 통해 이 작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첫 번째 기획전은 ‘화조(花鳥)’를 주제로 4월 개최되며 간송이 소장한 주요 작품들을 소개하고 조선의 자연관과 심미의식을 조망하게 된다.
(교육)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고 간송다움을 넓혀가는 다양한 프로그램
간송 전형필 선생과 전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사전 전시해설, 전시 연계 교육과 더불어 개관전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간송예술강좌를 확대 운영한다. 유아부터 성인까지 전통에 대한 현대적 시각을 더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학생-교원 대상 교육프로그램이 신설되어 미래세대에게 간송의 문화유산을 알리고 우리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수리복원) 영남권 지류문화유산 수리복원 허브로의 도약
간송미술관이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수리복원에 대한 전문성을 지역을 위해 활용할 계획이다. 대구시(문화유산과) 소장자료인 아동문학가‘윤복진 기증자료’ 14건에 대한 수리·복원 과정을 지난해에 이어 ‘보이는 수리복원실’을 통해 선보이며, 지역 내 보존처리가 필요한 지류, 서화 문화유산을 수리하는 ‘공공문화시설 협력·지원사업’, 수리복원에 대한 인지도 제고를 위한 ‘대구시민 수리복원 공모 사업’ 등을 준비하고 있다.
(문화프로그램) 한국 관광의 별, 지역사회와 소통 확산
대구간송미술관은 2024년 미술관으로서는 최초, 대구시에서는 2018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되었다. 지역의 대표 문화자원으로 역할하기 위한 관광 연계 프로그램과 지역 문화예술 기관과의 협력 프로그램이 ‘밤의 미술관’에서 계속된다. 또한 어르신을 비롯, 지역 문화소외계층에게 문화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참여를 확장할 계획이다.
(기관협력) 호암미술관과 공동 기획, 겸재 정선
삼성문화재단과 공동 기획으로 겸재 정선 전시를 준비 중이다. 2004년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 개최한 《대겸재전》 이후 처음 열리는 겸재 정선전으로 정선의 대표작 약 120여점이 출품되며, 25년 4월 호암미술관 전시 후 26년 하반기 대구간송미술관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두 기관의 협력을 통해 진경산수의 대가 겸재 정선의 예술세계와 그의 작품을 수집하여 후대에 전한 간송 전형필 선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기증‧기탁) 간송의 문화보국 정신에 대한 지지와 참여
대구간송미술관은 개인·문중·기관 등을 대상으로 간송 전형필 선생 관련 자료 및 역사·학술·예술적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의 기증·기탁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심의위원회를 통한 엄격한 선별 과정을 거쳐 수집이 결정되며, 수집된 작품은 미술관의 전시, 연구, 교육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장은 “대구간송미술관은 상설전시를 통해 간송 전형필 선생이 문화보국의 신념이 깃든 우리 문화유산 고미술을 늘 가까이에서 접하며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한 긍지를 가질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이와 함께 대구간송미술관의 다양한 교육·문화 프로그램, 수리복원 프로그램, 기증·기탁사업 등을 통해 중남부권 국민들이 스스로 우리 문화유산을 찾고 즐기는 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승환 기자 no1news@kns.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