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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성규의원, 동물학대 10배 급증하는 동안 기소율은 3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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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성규의원, 동물학대 10배 급증하는 동안 기소율은 30%대
  • 김재우 기자
  • 승인 2021.09.24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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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10년 사이 동물학대 건수 10배 증가하는 동안 송치율·기소율은 오히려 감소
- 실제 처벌 수준은 실형 10건, 집행유예 33건, 벌금형 145건으로 대부분이 벌금형
- 다양한 연구에서 동물학대와 인간 대상 강력범죄 상관관계 높은 것으로 드러나
- 맹성규 의원, “동물학대 범죄 처벌 강화하고 적극적인 동물보호 행정 펼쳐야”

[KNS뉴스통신=김재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국회의원(인천남동구갑,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 경찰청과 대검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동물학대 건수가 10배 증가하는 동안 송치율, 기소율 등은 오히려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동물학대 발생건수는 2011년 98건에서 2020년 992건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검거인원은 2020년 1,014명으로 천명대를 돌파했다. 잇따른 길고양이 살해 사건, 오픈채팅방 고양이 학대 영상 공유 사건, 강아지 매단 채 오토바이 질주 사건 등 나날이 잔혹해지는 동물 대상 범죄가 그 횟수마저 부쩍 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검거율과 송치율, 기소율과 같은 사법 지표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2011년 90%가 넘던 검거율은 2020년 약 75%로 15%포인트 가량 축소하고, 경찰 수사결과 범죄 혐의가 인정돼 사건을 검찰로 보내는 송치율은 76.1%에서 55.7%로 약 20%포인트 이상 대폭 줄어들었다.

검찰의 기소율은 2011년 47%에서 2020년 32%로 뚝 떨어졌다. 경찰 수사결과 검찰로 넘어온 피의자 세 명 중 한 명만 기소가 된 것이다. 같은 기간 동안 구속수사된 인원을 다 합쳐도 경찰 5건, 검찰 2건 밖에 되지 않았다.

재판에 넘겨진 뒤 처벌된 수위도 솜방망이 수준으로 낮았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법원 1심 결과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는 10건, 집행유예는 33건, 벌금형은 145건으로 대부분의 판결이 벌금형에 그치고 있었다.

현행 동물보호법 제46조에 따르면 동물학대 살해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동물학대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지만 규정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농림부가 단계적으로 동물학대 형량을 상향하고, 지난 7월엔 법무부가 동물을 비물건화하는 취지의 민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하는 등 동물 보호의 제도적 기반이 점차 갖춰지고 있지만 사법 현장은 이에 발을 맞추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도 많다.

이에 맹성규 의원은 “동물학대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검거와 송치, 기소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처벌마저 미미한 실정”이라며, “많은 동물단체들은 수사기관의 안이한 태도와 법원의 낮은 양형기준이 주원인인 것으로 꼽고 있다”고 말했다.

동물학대범죄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와 상관관계가 높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보스턴 노스이스트대학 및 동물구조단체 MSPCA가 1975년부터 1996년까지 21년 동안 고발한 동물학대범 268명을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동물학대범 중 45%는 살인, 36%는 가정폭력, 30%는 아동 성범죄를 저질렀으며, 동물학대범이 사람을 폭행할 확률은 일반인보다 5배 더 높다고 밝혀졌다.

2005년 미국의 가정폭력 피해 여성 4,700여명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해자의 83%가 반려동물을 폭행 또는 살해한 전과가 있었다. 인간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동물을 향한 학대 전력이 곧이어 사회적 약자인 여성이나 어린이에 대한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결정적 징후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강호순, 유영철 등 연쇄살인범들에게서 동물학대 전력이 발견됐고, ‘어금니 아빠’ 이영학 또한 기르던 개 6마리를 망치로 때려 살해한 사실이 밝혀지는 등 연구 결과를 뒷받침하는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

맹성규 의원은 “다양한 연구에서 동물학대를 약자혐오 범죄로 보고, 사람을 대상으로 한 범죄의 전조 현상이라고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맹 의원은 “동물 범죄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강화해 사회적으로 경각심을 높이는 한편, 각종 동물학대 모니터링과 예방 사업 등 적극적인 행정을 통해 동물을 보호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김재우 기자 woom002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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