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의견 많았지만 취임 1년 본격 실적달성 분위기에 압도당해 묻혀 버려
[KNS뉴스통신=곽홍희 기자] kt 황창규 회장이 지난 해 계열사인 나스미디어의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자본금 2억 6000만원인 소규모 업체인 앤서치마케팅을 600억원에 인수한 의혹에 이어 이번엔 알짜배기 계열사 매각과 관련해 또 다시 리더십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돌이킬 수 없지만 롯데그룹으로 매각한 kt렌탈(차량 렌탈 및 컴퓨터, 사무용 기계장비 임대업. 현재 롯데 렌터카)의 매각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kt내부에서 다시 흘러나오고 있어서 이다.
매각하기 전 kt렌탈은 2014년 매출액 1조 70억에 영업이익 980억, 당기순이익이 513억원인 계열사 중 가장 우량한, 전망도 좋은 회사였다고 누구나 인정한다.
현재 롯데렌터카의 실적은 모든 면에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인수한 첫해 2015년 매출액이 1조 2877억원과 영업이익 943억원에 이어 2017년 말에는 매출액이 1조 8000억원과 영업이익은 12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업영역 역시 렌터카를 중심으로 중고차 매매는 물론 카드사, 여행사, 숙박업, 식당 등 다양한 분야와 연계를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면서 시너지를 넓혀 나가고 있다.
차량대수 역시 2015년 13만 7000대에서 2017년 말 20만대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고 아시아 사업자 중 부동의 1위이며, 베트남에 이어 태국 등 해외시장 진출도 의미 있는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우량한 알짜 회사를 황 회장은 왜 매각 했을까?
당시 kt는 ‘그룹의 역량을 ICT로 집중하기 위한 차원이며, 이를 통해 그룹의 핵심 경쟁력 제고와 성장을 도모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매각 대금 1조원 가량을 kt가 당초 공언한대로 경쟁력 제고와 성장 도모를 위해 미래사업 쪽에 과감히 투자를 했다면 kt의 모습은 확연히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kt는 8300여명 직원들을 퇴직시키는 용도로 써버려 아주 좋은 호기를 날려버린 꼴”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kt의 딜렘마는 매출액 대비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오긴 했지만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은 일회성 성격의 재무효과만 있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에 항상 직면한 kt의 CEO가 가장 먼저 취해야 할 일은 성장 먹거리 찾는 게 우선 순위”라고 부연 설명한다.
즉 렌탈 매각은 우량 계열사이더라도 황창규 회장이 취임하면서 천명한 비통신사업 철수 의지 실행을 보이기 위한 단순한 의미로 해석할 수밖에 없으며, 이면에는 대규모 인력 명퇴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사전 준비가 깊숙이 깔려 있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렌터카 시장은 전망이 밝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판단된다.
롯데는 물론 차량대수 기준 국내 시장 2위로 최근 올라선 SK네트웍스도 렌터카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고 회사의 핵심 사업으로 밀고나갈 태세다. 현대 자동차 역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사업자 인수 얘기가 솔솔 나오고 있을 정도다.
최근 kt의 3분기 실적발표와 관련 컨콜에서 재무담당자는 “여건의 변화로 올해도 그렇지만 내년에는 더욱 더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즉, 통신사업에 집중하는 kt가 더 이상 의미 있는 실적을 거둘 수 있는 묘안 마련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kt렌탈 매각 전 2014년과 매각 후인 2017년과 비교해 보면 롯데렌터카는 매출액 78.7%(7930억원) 증가와 영업이익 22.4%(220억원) 증가라는 ‘경이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매년 더욱 더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향후 어려운 형국이 예상되는 kt가 렌터카 사업을 중심으로 여러 분야로 외연을 넓혀 그룹 재무실적도 높이고 직원들의 일자리도 다양하게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비통신사업 철수라는 근시안 적인 의사결정으로 걷어 찬 형국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결국 황창규 회장이 의사결정의 수를 ‘악수 중에 악수’를 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한편, kt관계자는 렌탈 매각을 두고 “아직도 이렇게 좋은 회사를 왜 매각 했는지?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며 “매각 시점인 2015년이 회장이 취임한지 1년여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좋은 지표를 만들어야 한다는 서슬퍼런 분위기에 압도당해 반대 의견도 많았지만 묻혀 버리고 말았다”고 귀띔했다.
이어 “현재 롯데로 가면서 훨훨 날고 있는 것을 볼 때 황창규 회장을 비롯해 매각 찬성을 주도했던 사람들을 엄벌해야 향후 이런 의사결정 미스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곽홍희 기자 bin09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