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모내기 후 논 주변에 남겨 놓는 모에서 병해충이 발생해 논 전체에 피해를 주므로 남은 모를 없애야 한다고 당부했다.
농가에서는 모 떼우기를 위해 모내기 후 남은 모를 논둑이나 논에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남아 있는 모에서 각종 병해충이 발생해 논 전체에 전염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친환경 농업지구로 지정되어 있는 지역은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할 수 없어 못자리에 발생하는 각종 병해충에 취약한 상황이다. 최근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줄무늬잎마름병의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를 매개하는 애멸구와 쌀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깨씨무늬병의 발생이 우려된다.
벼 줄무늬잎마름병은 애멸구에 의해 전염이 되는 병으로 애멸구가 논둑의 잡초에서 월동을 하고 모내기 후에 논으로 이동해 병을 일으킨다. 이 때 남은 모를 치우지 않으면 이곳에서 애멸구가 대량으로 증식해 논으로 이동함으로써 병의 발생이 증가할 우려가 높다.
벼줄무늬잎마름병 보독충률은 1.9%로 지난 해에 비해 낮은 편이다. ’09년 6.1%에서 ’10년 7.2, ’11년 1.9(지난 해의 26% 수준)이다. 애멸구 밀도 조사결과 0~9.9마리/㎡(포충망 또는 동력흡충기 활용), 1~3월 저온(1월16일, 진주 -21℃)으로 애멸구 월동률이 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보독충률 및 밀도가 낮은 원인은 지난 해 애멸구 월동밀도가 낮고 중국에서 비래하지 않아 벼줄무늬잎마름병 발생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 ’10년 관찰포 조사결과 애멸구 8,291ha(평년대비 31%), RSV 525ha(평년대비 10%)이다. 전·평년과 대비하여 겨울철 평균(-0.4℃로 평년보다 1.2℃ 낮음) 및 최저기온(-5.3℃로 평년보다 1.4℃낮음)이 낮아서 일부 지역은 전년도 벼멸구 방제에 의한 애멸구 밀도감소가 추정된다.
밀도 및 줄무늬잎마름병 바이러스 보독충률이 전년보다 낮아 월동 애멸구에 의한 피해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애멸구가 중국에서 비래할 수도 있으므로 중국 발생 상황 및 기류 흐름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벼 깨씨무늬병은 사질 논토양에서 양분이 부족할 때 발생이 증가하는데, 모내기 후 남은 모를 치우지 않으면 남아있는 모에서 처음 발생해 바람을 타고 주변 논으로 퍼져나간다.
벼가 깨씨무늬병에 걸리면 잎에 작은 갈색 점이 생기고, 모내기 후에 강우가 계속되거나 습도가 높으면 생육 후기에 이삭목이나 벼 알에까지 발생해 수확량이 줄어들고 쌀 품질도 떨어뜨린다.
최근 깨씨무늬병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원인은 깨씨무늬병에 대한 감수성 품종 재배 확대,
친환경 재배 확대 및 노동력 감소로 인한 약제방제(종자소독 포함) 소홀,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한 소비재배 확대 등이다.
친환경 재배지역이 늘어나면서 무농약 재배지역을 중심으로 종자소독 소홀로 인한 종자감염이 증가함에 따라 못자리 방제 소홀로 본답으로 이차전염 증가, 모를 심고 남은 병에 걸린 모를 논 주변에 방치, 모내기 후의 고온기에 병원균의 대량 증식, 장마 후 고온다습한 기후 지속으로 방제를 소홀히 할 경우 발병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
깨씨무늬병 발생상습답의 경우 유효규산 및 치환성 양이온 함량이 낮아 유효규산 시비 효과가 크다. 질소질비료 알거름(10%) 시용으로 병반면적률이 39%에서 14%로 감소, 등숙률은 14%, 수량은 23% 증가(’03, 경북)하였다. 깨씨무늬병 병반면적률 12.5% 이상에서 불완전미율 증가 및 밥맛이 현저히 떨어졌다(’03, 농과원).
농촌진흥청 간척지농업과 이경보 과장은 “모내기 후 남은 모를 모 떼우기를 위해 오랫동안 논 주위에 남겨놓는 일이 많은데, 남은 모를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줄무늬잎마름병이나 깨씨무늬병의 발생을 줄일 수 있으며, 특히 친환경 지역에서는 남은 모를 정리하는 것이 고품질의 쌀 생산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송현아 기자 sha7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