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월계동 지역에서 검출된 방사능 이상 수치에 대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측은 측정 수치가 안전상 지장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노원구는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와 안전을 위해 즉시 월계동 907번지와 276번지 일대 도로 330톤을 모두 걷어내고 안전한 자재로 지난 13일 포장을 마친 상태다.
그런데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후에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생긴 이 일로 정부는 수거한 방사능 오염 폐아스팔트 처리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지 못하고 갈팡질팡 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게 되었다.
노원구는 정부의 처리지침을 기다리며 상계6,7동 폐수영장에 수거물을 적치했다. 그러나 수영장 인근 주민들이 이 사실을 알고 구청측에 강하게 항의하고 ,이 모습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노원구는 장소를 물색하다 구청 후면에 주차장으로 이용하던 곳에 임시보관소를 마련하기로 했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자문과 서울시의 특별교부금으로 공사가 진행되었고, 17일 밤부터 방사능 오염 폐아스팔트가 남긴 포대가 이동되기 시작했다.
차량의 빈번한 이동 모습이 소문을 통해 전파되었고, 주민들은 물론 해당 지역 출신 구의원도 이 사실을 알게 된 18일 아침 문제의 적치 장소로 몰려가 공사 중단을 요구하기에 이른 것이다.
18일 구성된 주민대책위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 중단과 함께 방사능 오염 폐아스팔트의 빠른 처리를 요구했다.지역주민들과 적치장 인근 여고 학생들 그리고 대책위가 참여한 기자회견에서 첫 번째 발언에 나선 이 지역출신 이한국 노원구의원은 “주민들이 불안해하는 방사능 오염 폐기물을 옮기려면 미리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설명과 공청회 등으로 공감대를 형성해야지, 일방적으로 그것도 한밤중에 몰래 공사하는 사실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한 여학생의 어머니라고 자신을 밝힌 발언자는 “새 생명을 잉태해야 하는 딸아이가 방사능에 노출된다면 ---”이라며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노원구의회 원기복 의장은 “대책도 없이 아스팔트를 걷어낸 것이 문제이다.”라며 “단체장은 지역 내에서 일어 난 사안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자리다. 그런데 구청장은 방사능 검출 이후 불안에 떨고 있는 주민들을 안정시키고, 사태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할 중요한 시점에 1주일씩이나 중국 자매 도시 방문을 이유로 국외 출장을 떠나 들끓는 민심을 잠재우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 의장은 “이번 사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에 대해 구민에 사과하고 사태 해결을 위한 진정성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김성환 구청장은 현장에 나타나 “빠른 사태 해결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나 주민들은 구청장을 향해 분노를 표출했다. 노원구는 ‘정부는 월계동 방사능 폐기물 옮길 장소를 즉시 마련해야’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방사능 이상 수치 검출일이 18일이나 지났는데 정부는 묵묵부답이라며 방사능 문제는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방사능 폐기물 처리 등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고 밝혔다.김중대 기자 goodpe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