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 높은 작품, 신선한 초연, 교류와 소통력을 두루 갖춘 축제
창의성·작품성·대중성으로 균형감 있는 프로그램 구성
대구와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로 뻗어나가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
[KNS뉴스통신=안승환 기자] ‘길을 열고 나아가다’라는 주제로 지난 10월 4일(금)부터 11월 8일(금)까지 36일간 제2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로 21회를 맞이한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메인 오페라 ‘장미의 기사’, ‘광란의 오를란도’, ‘264, 그 한 개의 별’,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라 트라비아타’ 그리고 폐막 콘서트 ‘푸치니 오페라 갈라’까지 메인 프로그램 6건 11회를 개최하고, 콘서트 시리즈 3건 12회, 특별행사 2건 6회를 선보이며 누적 관객 수 2만 2천여 명, 타 지역 관객 수 4,114명, 외국인 관객 수 429명을 기록했다.
이번 축제의 가장 큰 성과는 수준 높은 작품과 신선한 초연, 소통력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교류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시너지를 발산하며 국제적인 오페라 축제로 발돋움했다는 점이다.
축제 개막에 앞서 ‘창의성·작품성·대중성’의 삼박자를 모두 아우르는 축제의 구성으로 기대감을 모았고,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출연진과 제작진이 함께 만들어낸 공연은 대구를 넘어 해외에서도 많은 관객들이 찾아와 관람함으로써 축제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그리고 축제 기간에는 작품뿐만 아니라 축제 전반에 대한 언론과 전문가들의 호평이 연달아 쏟아졌다.
□ 한국 오페라의 역사를 새로 쓴 개막작 <장미의 기사>
슈트라우스 최대 흥행작으로 국내에서 28년 만에 대구에서 초연된 개막작 ‘장미의 기사’는 ‘한국 오페라 역사를 새로 쓴 대구오페라하우스 장미의 기사’* 전문가 평가와 ‘우렁차게 울려퍼진 獨오페라 자존심’**이라는 기사를 통해 자체 제작한 작품으로 객석에 마법을 걸었다는 귀한 평가를 받았다. * 한국 오페라 역사 새로 쓴 대구오페라하우스 '장미의 기사' | 연합뉴스. ** 우렁차게 울려퍼진 獨 오페라 자존심 | 한국경제
‘대한민국 유일의 오페라 제작극장’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정체성이 돋보이고, 저력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특히, ‘장미의 기사’와 같이 쉽게 만날 수 없었던 희귀한 작품을 축제 개막작으로 선정하고, 특히나 한국인 성악가들로 제작하여 공연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오페라 축제만의 특별함을 선사하고, 대구오페라하우스가 만들어 갈 ‘새로운 오페라 시대’가 열렸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 오페라 ‘초연의 성지’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광란의 오를란도>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매회 화제작으로 세간의 이슈를 만들고, 관객들에게 새로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접점을 제공하며 오페라 분야에서 ‘한국 초연의 성지’로 진화하고 있다.
이번 축제에서는 오페라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의 페라라시립오페라극장이 제작한 ‘광란의 오를란도’를 한국 초연으로 선보였다. ‘광란의 오를란도’는 비발디 오페라로, 희소성을 앞세운 초연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작품성을 보였다.
성공적인 초연을 이끈 것은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지속적으로 해외 극장과 교류 및 협력을 이어오며 독일 바이로이트 바로크 오페라 페스티벌 참가작으로 사전 검증된 작품을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일본의 바로크 음악 애호가들이 단체로 대구오페하우스를 찾는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오페라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방증했다.
또한, 2022년부터 이어온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이탈리아 페라라시립오페라극장의 관계를 바탕으로 양 극장의 신규 오페라 프로덕션을 교차하여 선보임에 따라 ‘초연의 성지’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쌍방향 시너지 효과를 창출했다.
□ 세계 초연, 창·제작 오페라 <264, 그 한 개의 별>로 지역 문화예술의 가치 확산
새로운 오페라 제작에서 좋은 결과로 향하는 과정을 노출하고, 공유하며 꼼꼼하게 단계를 밟아 시스템을 구축해 온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오페라계의 비밀 공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 한국 오페라의 ‘수준’과 ‘기준’을 만든다 | 월간객석
이번 축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성과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지난 3년간 ‘카메라타 오페라 연구회’를 통해 개발한 창·제작 오페라 ‘264, 그 한 개의 별’을 세계 초연으로 선보이며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는 것이다.
이번 공연은 대구오페라하우스가 20여 년간 축적해 온 제작극장으로서의 신념과 노하우를 본격적으로 표출하며 창작오페라 제작을 시도한 결과이다.
한국의 정서를 담아 모국어로 울려 퍼지는 창작오페라가 지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한 첫 발자국을 디딘 역사적인 공연으로 의미가 깊다.
특히, 지역을 대표하는 민족시인 ‘이육사’를 소재로 오페라를 제작하며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었고, 대구를 기반으로 활약하는 성악가들이 출연하여 지역의 정서가 녹아든 무대를 선보였다.
지역 문화예술의 가치를 발굴하고 널리 알리는 선두 주자로서 앞으로 대구오페라하우스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 세계적인 오페라축제로 나아갈 기반이 되는 두 개의 기둥
-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 /‘유럽형 오페라 제작극장 시스템’ 구축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인 대구에 뿌리를 두고 ‘유럽형 오페라 제작극장 시스템’을 도입해 지속적인 오페라 제작을 선보여 왔다.
지난 8월에는 유럽을 기반으로 하는 세계적인 오페라 협회인 ‘오페라 유로파(Opera europa)’에 가입 승인을 받아 오페라 비젼(Opera Vision)이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에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제작한 작품을 스트리밍하게 됐다.
오페라 비젼을 통해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세계 유수의 오페라 극장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하면서 수준 높은 ‘K-오페라’를 유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이번 축제 기간 중 대구오페라하우스는 ‘2024년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 국제포럼’과 연계해 국제 행사로서 외연을 확장하고, 지속 가능한 공연예술 교류를 통한 상호 파트너십을 구축함으로써 향후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한 단계 발돋움할 수 있는 축제의 숨은 동력을 마련했다.
또한 국내 유일의 오페라 제작극장이라는 명성에 힘입어 초연으로 선보이는 제작 공연들에 호평과 찬사가 이어졌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으로 ‘자체 제작한 K-오페라의 세계화’라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 오페라 역사에 남을 새로운 길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 오페라 애호가를 위해 유명하고 대중적인 작품들도 적절하게 구성
- 주세페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 La Traviata>
- 자코모 푸치니 <푸치니 서거 100주년 기념 – 푸치니 오페라 갈라>
- ‘모두를 위한 오페라’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특별 부대행사
오페라계의 영원한 베스트셀러인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축제의 마지막 메인 오페라로 선정했다.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동맹 문화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광주시립오페라단이 제작한 공연으로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대중에게 친숙하고 잘 알려진 세계적인 오페라 작곡가 푸치니의 명곡으로 구성된 루마니아 부쿠레슈티국립오페라극장의 ‘푸치니 서거 100주년 기념 – 푸치니 오페라 갈라’가 폐막 콘서트로 무대에 서며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메인 프로그램으로 대중적인 작품들을 선정해 관객들이 익숙하고, 편안함을 느끼며 오페라의 매력에 한층 더 깊게 빠져들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모두를 위한 오페라’라는 철학을 가지고, 시민문화 향유를 위해 다양한 콘서트 시리즈와 특별행사를 개최하며 시민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관심을 끌었다.
대구 곳곳에서 펼친 ‘프린지 콘서트’를 통해 축제 분위기를 북돋웠고, 지난 9월 개관한 간송미술관과의 협업으로 ‘간송 미술관 토크 콘서트’를 진행해 축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리고 본격적인 축제에 앞서 대구오페라하우스 오펀스튜디오 소속 성악가들이 선보인 ‘영아티스트 오페라 콘체르탄테 ‘라 보엠&마술피리’’, 대구성악가협회 소속 실력파 성악가 50여 명이 대거 출연한 ‘오페라 갈라콘서트 50스타즈 Ⅳ’등을 통해 축제의 열기를 더했으며 공연 전 클래식 전문 평론가의 해설로 진행되는 특별강의 ‘프리마 델라 프리마’는 관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은 “성년을 지나 새로운 오페라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 한 층 더 성장한 제2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초연으로 선보이는 작품들이 많았음에도 대구뿐만 아니라 타 지역과 해외 관객들이 찾아와 공연을 관람했다”며, “낯설지만 쉽게 접할 수 없는 희귀한 작품을 관람하고자 발걸음해 준 많은 관객들을 보며 이번 축제가 성공 궤도에 올랐음을 증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외 다양한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대구가 글로벌 문화 콘텐츠의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특성을 살린 진귀하면서도 대중적인 작품들의 계보를 이어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이번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값진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 오페라의 ‘수준’과 ‘기준’을 만들어 나가며 대구와 한국을 뛰어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 박차를 가한다.
2025년 상반기에는 한·이수교 140주년 기념으로 이탈리아 페라라시립오페라극장에서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자체 제작한 ‘안드리아 셰니에’를 무대에 올린다.
그리고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인 에스토니아 탈린과 협력한 결실로 ‘2025 사아레마 오페라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을 받으며 5일간의 페스티벌 기간에 자체 제작한 전막 오페라 ‘심청’, ‘나비부인’,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등을 공연해 해외 관객들에게 K-오페라를 알린다.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오페라 제작 역량을 세계적으로 펼치며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를 선도하고 글로벌 문화 콘텐츠 도시로서 ‘오페라의 도시, 대구’의 명성을 드높인다.
제2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폐막에 이어, 다가오는 11월 21일(목)에 ‘프리마 델라 프리마‘라 보엠’’을 선보이고 12월 20일(금), 21일(토) 양일간 크리스마스의 선물과도 같은 ‘2024 시즌오페라-라 보엠’을 공연하며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안승환 기자 no1news@kns.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