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S뉴스통신=김준 기자] 지난달 5월 21일, 일본 시즈오카현(静岡県) 야이즈시(焼津市)의 한 운동장에서는 저녁 무렵 아마추어 여자축구팀 ‘바스타즈’ 의 연습이 한창이었다.
시즈오카 현은 일본 프로축구 리그인 J리그의 스타급 선수들을 많이 배출한 지역으로 일본 내에서도 축구의 인기가 특히 높다. 시즈오카 현을 연고로 하는 축구단이 3개나 되고, 아마추어 축구팀도 많이 활동하고 있다. 야이즈 '바스타즈'팀은 창단된 지 30년이 넘는 관록의 여자 축구팀으로 20대부터 활동해 50대가 된 선수도 있다. 함께 뛰는 엄마와 딸도 있다.
이날 따라 운동장의 흙먼지가 더 많이 났다. 이유가 있다. 평소보다 연습 인원이 많았다. 바로 한국의 시니어 여자축구단 ‘FC더조이플러스’가 합동훈련을 벌였기 때문이다.
FC더조이플러스 축구단은 지난해 2월 문화예술 콘텐츠와 시니어 모델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주)더조이플러스(대표 이주연)가 5060 시니어를 주축으로 창설했다. 원조 슈퍼모델 민윤경과 미술 및 음악 분야 예술인들, 20~30대 젊은 스타트업 기업인 등 20대부터 60대에 이르는 다양한 이력을 가진 다양한 연령대 여성들이 활동하고 있다.
FC더조이플러스는 축구를 매개로 건강과 화합, 봉사에 뜻을 함께 하는 여성들로 구성됐다. 팀원들은 전문성과 재능을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가치있는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스포츠 및 문화예술 분야 민간 교류도 그 중 하나다.
이날 합동훈련은 여러 인연이 연결돼 성사됐다. 이주연 단장은 재한 일본여성 모임인 ‘라일락회’를 통해 일본 여성 기업인인 사이토 요코 씨를 소개받았고, 한국체육진흥회(회장 선상규) 동경지부장 김광명씨를 거쳐 일본 정치인 하라다 요시쓰구(原田令嗣)씨와 연락이 닿았다. 하라다씨는 1980년대 NHK 서울특파원, 시즈오카현 중의원을 역임한 대표적인 친한파 인사다.
지난달 20일부터 5일 간 하라다씨 주선으로 이주연 단장을 비롯해 변종국 감독과 FC더조이플러스의 주장 이혜경(백파선역사문화아카데미대표)과 이상미 선수(아티스트)는 시즈오카현을 방문했다. 이번 방일은 스포츠 뿐 아니라 문화 예술 전반의 민간 교류가 활발히 이뤄진 현장이기도 했다.
방문 첫날 야이즈 '바스타즈'와 함께 한 환영 리셉션에서 이주연 단장은 최근 한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한일가왕전’에서 일본 여가수 우타고코로 리에가 불러 유명해진 ‘삐에로의 소네트’를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방문단은 또 야이즈시와 후지에다(藤枝市)시 체육과 및 문화교류 실무자들을 방문해 한일 스포츠 문화교류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후지에다 시는 경기도 양주시의 자매도시다.
축구팀은 한중일 여성경제회의를 추진 중인 시민단체 ‘액세스포인트’의 사이토 요코 대표와 미팅을 가졌다. 사이토 대표는 FC더조이플러스 단원들 중 기업인들이 대회에 참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일중 여성경제회의는 내년 9월 20일 오사카에서 열린다.
축구팀은 이어 교토의 비파호(琵琶湖)에서 한국체육진흥회 선상규 회장이 이끄는 호수 걷기 행사에 합류했다. 한일걷기동호인들이 22년째 진행해온 유서 깊은 행사다. 참가자 김태호 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렇게 기록했다.
“환갑을 눈앞에 둔 여성 축구단원들이 가벼운 몸놀림과 해맑은 표정은 주니어 뺨친다. 각기 여러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재원들이 더 큰 봉사차원에서 시니어축구 팀을 결성하여 일본까지 진출한 실력과 기백이 대단하다.”
FC더조이플러스는 야이즈시의 바스타즈 여자 축구팀 초청 기금 마련을 위해 바자회를 진행한다. 오는 6일 서울 한남동 은하수 팝업스토어 2층에서 열리는 바자회에서는 단원들 소장품, 한복 브랜드 ‘아혼’과 슈즈 브랜드 ‘누스미크’ 제품, 후원기업인 프리미엄 화장품 ‘시큐몽’과 ‘페보니아’ 제품 등이 판매된다.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한일중 정상회담에서 3국 문화 및 경제 교류 촉진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이주연 FC더조이플러스 단장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단원들이 문화예술 분야의 한일 교류도 진행할 예정”이라며 “내년이 한일수교 60주년이어서 민간차원의 교류가 더 큰 의미를 갖는다. 한일 여성 축구팀이 소박하고 자연스럽게 서로 소통하며 오래오래 우정을 쌓아가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김준 기자 knskimjun@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