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S뉴스통신=도남선 기자] 어느새 대세가 된 '레플리카'. TV에서도 연예인들이 버젓이 '레플리카' 옷을 입고 방송을 하기도 한다.
우리 생활 가까이에서 너무나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레플리카'. 하지만 이 '레플리카'는 엄밀히 따지면 '짝퉁'을 뜻한다. 소위 짝퉁 또는 '짭'이라고도 불리는 가짜제품을 '레플리카'라는 뭔가 고급져 보이는 외래어로 둔갑한 교묘한 상술이 판을 치고 있다. 이로인해 라이센스가 있는 원작자들의 피해도 막대하다.
과거엔 음성적으로 은밀하게 거래됐던 짝퉁은 어떻게 레플리카가 됐을까.
'레플리카'는 원래 그림 ·조각 등에서 원작자가 손수 만든 1점 또는 여러 점의 정확한 사본을 말한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 원작을 베낀 것이 아니라 '원작자'가 직접 재현한 것이 '레플리카'다.
조금 더 확장하면 스포츠에서도 쓰이기도 한다. 대회 우승컵은 대체로 우승팀이나 우승자가 보관했다가 다음 대회 때 반환하는데, 그 대신 본래의 것과 똑같이 만들어진 복제품을 받아 영구히 자신이나 팀이 보관한다. 이것도 레플리카의 확장된 의미로 쓰인다.
'라이센스'가 있는 원작자가 사본을 만들었느냐, '라이센스'가 없는 제3자가 사본을 만들었느냐에 따라 레플리카인지 아닌지가 구별되는 것이다.
라이센스 없는 제3자의 모조품 제작 및 판매는 엄연한 범죄다. '레플리카'라는 교묘한 단어로 둔갑해도 범죄혐의는 바뀌지 않는다.
원작자의 피해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아이폰 케이스에 모래시계를 결합해 국제특허까지 출원했던 A씨는 제품개발에 직장생활하며 모았던 수천만원을 투자했지만 한푼도 건지지 못했다. 시장에 내놓자마자 모조품이 경쟁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법적 해결도 힘들었던 것이, 모조품을 내놓은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국 P씨는 핸드폰 케이스 사업을 접었다.
부산에 기반을 둔 중소기업 '라엘코리아(대표 임레진아)'도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 애니메이션과 캐릭터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월트디즈니와 헤어액세서리 판권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고 미키마우스, 미니마우스, 겨울왕국 엘사, 안나, 울라푸 등의 정품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짝퉁 때문에 매출 손해가 심각하다.
라엘코리아가 월트디즈니로부터 캐릭터 라이센스를 받기 위해 들어간 노력과 시간, 돈은 막대하다. OEM이 아닌 전용 공장을 갖추고, 월트디즈니로부터 직접 엄격한 심사를 거친 뒤 수억원에 달하는 라이센스비를 지급하고 얻은 결과기 때문이다.
짝퉁의 피해는 라엘코리아만 입고 있는 것이 아니다. 라엘코리아에서 생산하는 캐릭터 상품은 주로 아동이 많이 사용하는 제품들이라 안전문제가 가장 심각하게 고려되고 있다. 'KC인증'도 이 때문에 받은 것. 라엘코리아에서 생산하는 전 제품은 이 KC인증 마크가 부착돼 있다.
대표 B씨는 "짝퉁 제품의 경우 이러한 인증은 커녕 무슨 성분으로 만들어졌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주로 중국 보따리상을 통해 들어오는 이런 짝퉁 제품들은 실제로 어떠한 것에도 인증받지 않은 경우가 허다했다.
빠른 배송을 자랑하는 한 인터넷쇼핑몰에는 짝퉁 디즈니캐릭터를 판매하는 곳이 수십군데나 입점돼 있었다.
그렇다면 디즈니 캐릭터 액세서리의 정품(진품)과 짝퉁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임레진아 대표에 따르면 가장 쉬운 방법은 '은색 홀로그램 증지'가 부착돼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진품의 경우 이 증지가 부착돼 있고, 가품은 증지가 없다.
'레플리카'라는 듣기 좋은, 부르기 좋은 말로 속여도 결국 위조 제품인 것은 피할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이러한 위조 제품을 구입한 경우는 112로 전화 또는 문자 신고하면 된다"며 "위조상품 신고 포상금 제도를 통해 보상금을 1인당 연간 5회 또는 1000만원 이내로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남선 기자 aegookj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