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여행지로 국내 휴양지를 가던 시절이 지나, 지금은 전 세계 곳곳을 찾는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어디를 가야 할지 고민하는 예비부부가 많다. 그래서, 웨딩 박람회 못지않게 신혼여행 박람회도 많은 예비부부가 찾는다.
신혼여행 전문 여행사에서 주로 주최하는데, 박람회에 갈 예정이라면 미리 어떤 신혼 여행지가 좋을지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다. 여행사마다 직원이 추천해주는 지역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해당 여행사에서 이윤이 더 남는 지역을 추천할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지역을 정할 때는 예비부부가 인터넷 커뮤니티나 유튜브 등에서 생생한 후기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지역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여행이 그렇겠지만, 여행사에서 기획한 패키지 신혼여행은 장단점이 있다. 준비해야 할 것이 산더미인 결혼준비 과정 중에 신혼여행까지 일일이 계획하기가 어렵다면, 잘 짜인 패키지여행은 편하게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알아보는 항공료와 숙박비용보다 패키지 금액이 더 낮은 때도 있다.
요즘은, 항공료와 숙박비용 비교 사이트를 통해 쉽게 찾을 수 있으니 패키지 금액과 꼭 비교해보기를 추천한다. 다만, 여행사의 신혼여행 상품은 그룹으로 움직여야 하는 여행이 많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는 A라는 섬을 가고 싶은데, 다수결로 인해 B 온천을 가야 할 수도 있다.
또한, 그 나라의 특산품 등을 파는 쇼핑 코스를 내 의도와 상관없이 필수로 방문해야 할 수 있다. 나중에 가이드 비용과 같은 추가 비용이 있는지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여행사의 신혼여행 상품을 선택한다면, 혹시 모를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꼭 해당 여행사의 영업보증보험 가입 여부와 보험 내용을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인터넷 사이트 여행정보센터와 담당구청에서 여행사의 영업보증보험 가입과 기간, 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허니문 여행사는 최소 2억 원 이상 보증보험에 의무 가입해야 한다. 또한, 여행사에 보증보험 사본을 요청할 수 있는데 꼭 받아두는 것이 좋다. 관광진흥법상 서류를 함께 첨부하는 것이 의무이자 규제사항이다.
지난해, 윤식당이라는 예능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다. 그 후, 인도네시아의 롬복 섬은 새로운 인기 신혼 여행지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롬복 섬에서는 올여름 기간 규모 6.4와 7.0 등 강진으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원래 신혼 여행지로 유명했던 발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 초에 이어 얼마 전까지도 화산 폭발로 수많은 항공편이 취소되는 일이 벌어지며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았다. 이렇게 예상하지 못한 일로 인해, 신혼여행을 그야말로 망친 부부도 있었다.
인도네시아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고 지진과 화산이 빈번한 곳이어서 여행에 적신호를 내재하고 있는 지역이다. 그런데도, 몇몇 여행사에서는 여전히 이 지역을 신혼 여행지로 추천하는 때도 있다고 한다.
필리핀의 유명 휴양지 보라카이는, 올 4월부터 환경 정화를 위해 갑작스럽게 폐쇄되었다. 10월 말부터 재개장이 되긴 하였지만, 폐쇄 기간 보라카이 신혼여행을 계획했던 부부에게는 날벼락이 아닐 수 없었다. 여행과 관련해 손해를 입게 되고 여행사에서 직접 피해보상을 받지 못하면 보증보험 등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신혼여행은 미리 준비하고 계약하기에 그만큼 계약서를 꼼꼼히 살펴보고 결정해야 한다. 계약했지만 질병이나 임신 등 부득이한 일로 인해 계약을 취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신혼여행 계약 해제 시 특별약관에 의한 과다한 위약금 요구피해가, 2014년부터 2015년 상반기에 접수된 210건 중 전체 피해의 65%가량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현행 국외여행 표준 약관상 특약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계약 시 여행사가 소비자에게 표준약관과 다름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동의를 서면으로 받아야 한다. 하지만 사업자가 이를 지키지 않고 위약금을 과하게 부과하여 분쟁이 일어나는 것이다.
관련 법률을 조금 더 살펴보면 여행개시 30일 전까지 계약 해제 통보 시, 계약금 환급이 가능하다. 여행 당일 통보까지도 최대 여행요금의 50%까지 배상할 수 있다. 게다가 질병 등 여행자의 신체에 이상이 발생하여 여행이 어려운 경우나, 여행사의 귀책사유로 계약서에 기재된 일정대로 여행할 수 없는 경우에도 여행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하지만 특약으로 이 부분을 수정할 수 있다. 그래서 특약사항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실제, 여행출발일을 30일 이상 남겨둔 시점이라 하더라도 위약금을 부과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여행이나 숙박 일정을 임의로 변경하여, 계약을 불이행하거나 불완전 이행하는 피해가 잦았다. 관광진흥법에 따라 변경 사항에 대해 소비자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함에도, 임의로 변경하는 사례들이 있었다.
만약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계약서와 일정표 등 증빙 자료를 준비해서 추후 있을 분쟁에 대비해야 한다. 이 외에, 특약에 있다는 이유로 배우자가 응급실에 실려 가 수술을 받게 돼 여행할 수 없음에 불구하고 환급을 거절한 사례, 계약 다음 날 해제를 해도 환급을 거부하는 등 다양한 피해가 일어난다.
특정 기간 소비자피해 중 계약해제, 환급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는 절반에 불과하다고 한다. 신혼여행 비용이 평균 477만 원인 점을 생각하면, 그 어느 다른 상품보다도 신경을 기울여야 할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대부분 예비부부는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하지 못하고 여행사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알고 계약하면 더욱 안전하다. 허니문을 허니문답게, 달콤한 추억으로 남길 수 있도록 잘 준비해야 할 것이다.
권경근 웨딩칼럼니스트 skyunion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