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미래 기술로 맑은 물 확보해 물 부족 해결“ GIST, MIT 등 美·英·호주·中 국제공동연구팀과 그래핀 분리막의 특이적 수(水)투과 현상 최초 규명

- 환경·에너지공학부 김인수 초빙석학 교수팀, 美 MIT·英 노섬버리아대·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등 국제 공동연구팀과 적층형 산화 그래핀 분리막에서 일어나는 초고속 물 분자 이동 원리 규명 - 물질 분리 선택도 큰 폭 향상시킬 수 있어 향후 고도수처리·해수담수화 등 선택적 분리 필요한 수처리 공정 분야 혁신 기대… 국제학술지《Chemical Engineering Journal》게재

2025-01-15     방재원 기자
(왼쪽부터)

[KNS뉴스통신=방재원 기자] 최근 수처리 및 기체 분리 공정에서 널리 사용되는 분리막 기반 기술은 높은 에너지 효율과 낮은 탄소배출 등 친환경 미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 공정의 핵심 부품인 분리막은 대부분 고분자 소재로 만들어지는데 오랜 시간 사용할 경우 ▴소재 특성의 변화로 인한 성능 저하 ▴막오염(membrane fouling)에 따른 분리막 저항 증가 ▴투과도와 선택도 성능의 상호절충 등 한계를 드러내어 새로운 소재의 개발이 필요하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은 환경·에너지공학부 김인수 교수 연구팀이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그래핀을 소재로 한 적층형 산화 분리막을 개발하고 적층형 산화 그래핀막에서의 물 분자가 가지는 특이적 투과 현상의 발생 원리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기존의 일반적인 고분자 분리막은 막의 두께가 두꺼워짐에 따라 순수 (pure water) 투과도가 저항에 의해 큰 폭으로 감소되고 막의 소재 및 구조에 따라 큰 차이를 나타내는 반면, 적층형 산화 그래핀 분리막에서는 두께가 증가하더라도 저항이 작아 초고속으로 막힘없이 투과(Ultrafast & Unimpeded)하는 현상의 원인이 지금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선택적 분리막은 막분리 성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므로, 높은 투과도와 선택도를 동시에 유지할 수 있으며 물리화학적으로도 안정적인 분리막의 개발이 기존 고분자 소재 분리막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연구 성과는 적층형 산화 그래핀 막에서의 물질 분리 선택도를 큰 폭으로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다른 2차원 소재를 활용한 상용화 분리막의 합성에서도 이 기작을 적용하여 새로운 개념의 선택적 분리막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꿈의 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의 장점인 원자 수준의 두께, 매우 우수한 기계적 강도, 물리화학적 안정성 및 화학적 변형 가능성 등을 바탕으로 산화 그래핀을 활성층*, 다공성 세라믹을 지지층으로 하는 비대칭 분리을 합성하였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를 통해 적층 산화 그래핀 막이 기체 투과에 있어 작은 분자(예시: 물, 수소 분자 등)에 높은 투과율과 선택도를 가진다는 것을 확인하고, 특히 물 분자의 경우에는 적층 산화 그래핀 막에서 공기 중 확산 속도 대비 약 99%에 이르는 속도로 투과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연구팀은 합성된 적층 산화 그래핀 막에서 물 분자가 초고속으로 막힘없이 투과되는 현상을 규명하는 것에 더하여 물 분자가 가지는 특이적 투과 기작도 확인하였다.

활성층을 구성하는 적층 산화 그래핀 층의 두께를 변화시켜 가며 투과 현상을 관찰한 결과, 실험에 사용된 일반 용매 분자들(메탄올, 에탄올 등)은 얇은 적층 산화 그래핀 막(140 nm)조차 거의 투과할 수 없었던 것과 달리, 물 분자의 경우 산화 그래핀 활성층 두께가 약 1,500% 증가(140 nm → 2000 nm)함에도 투과도가 약 40% 정도만 감소하는 특이 현상을 발견하였다.

연구팀은 특이적 물 분자 투과 현상을 규명하기 위해 온도, 압력, 습도, 기상 조건을 모두 조절할 수 있는 장치에서 각 조건을 변화시키며 투과 특성을 확인하였다.

미세하게 투과되는 용매들의 투과 성능과 물 분자의 투과 성능을 비교한 결과, 크기 배제 효과와 확산 효과가 동시에 작용하는 크기-저항 확산이 적층형 산화 그래핀 막에서 매우 중요한 기작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열역학적 분석을 통해 나노 수준의 매우 제한된 공간에서 물 분자가 기체에서 액체와 같은 유체로 변환되는 것을 발견하였으며, 제한된 공간에서 완벽한 액체로의 변화가 불가능해 반-상변화가 일어나 짧은 경로에서도 많은 양의 물 분자가 이동 가능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크기-저항 확산이 물 분자가 다른 물질에 대조적으로 높은 투과도를 보이는 것에 대한 기작임을 증명하였으며, 적층 산화 그래핀 층의 두께가 매우 크게 증가함에도 투과도는 적게 감소하는 비지연 투과 현상에서는 개별 물 분자와 산화 그래핀이 가지는 상호작용 및 물 분자간 강력한 응집력이 매우 중요한 요인임을 규명하였다.

이때 적층 산화 그래핀 막에서 적층 두께가 얇을수록, 그리고 투과 물질의 크기가 작을수록 잘 투과되는 ‘크기-저항 확산’이 분자의 투과에 있어 주도적 기작이며, 반면 적층 두께가 두꺼워질 때에는 투과 물질과 적층형 산화 그래핀 막에서 상대적 상호작용 힘이 매우 중요한 기작으로 변화 또는 전이된다는 점을 증명하였다.

김인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적층형 산화 그래핀 분리막에서 일어나는 물 분자 이동 기작의 전이 현상을 규명했다는 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하며 “향후 그래핀을 이용한 상용화 막 합성뿐만 아니라 2차원 소재를 이용한 적층형 구조에서의 분자 이동 기작을 규명하여 고도수처리, 해수담수화 및 기체 분리막 개발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창의도전 연구과제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STEAM연구사업(미래 유망 융합기술 파이오니어 과학 난제 도전형) 연구과제, 그리고 지역혁신 선도연구센터 연구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환경공학 분야 상위 3.1%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2025년 1월 3일 온라인 게재되었다.

한편, 분리막 합성 및 분리막 공정 연구를 진행해 온 김인수 교수는 그래핀 기반 분리막 연구에서 다양한 성과를 거두어 왔다.

2021년 혈액투석용 중공사 분리막 제조 기업 ㈜이노셉을 설립하여 현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으며,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및 국제 물 협회(IWA) 석학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