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허준작은사랑나눔회' 봉사…가을 장마속 '칼갈이 행사' 감동
"단지에 들리는 칼가는 기계음 소리 빗소리도 잠재웠다"
[KNS뉴스통신=송영배 기자] 바지 가랭이를 흠뻑 적시게 하는 묵직한 가을 비를 맞으며 기자가 가야할 곳은
가양아파트 5단지내 축구장!
비를 흠뻑 먹고 바람에 날아갈 듯이 간당간당 흔들리며 메달려 있는 오늘 봉사 주체 알림판 현수막을 지날 무렵은 새 구두와 바지와 옷이 비에 흠뻑 젖어있었다.
행사 날을 잘못 골랐다 고 뇌까리며 그라인더 모터 돌리는 소리가 빗소리를 잡아먹은 곳을 찾았던 때는 18일 정오가 채 안되는 무렵쯤이었다.
언제 설치했는지 캐노피 안에서 봉사자들은 사납게 부는 비, 바람, 일기와는 무관하듯이 요란스럽게 굉음을 내는 그라인더를 돌리며 칼을 갈고 있었다.
휠체어에 앉아 계신 허준작은사랑단체장 이광주 회장은 자원봉사자들의 부상 사고를 환기 시키며 작업 중 필요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 같았다.
이 단체는 봄, 가을 두 차례 자원봉사를 한다. 봄에 칼갈이와 국수나눔 봉사를 하며. 가을에도 칼갈이와 국수나눔 봉사를 해야 하는데 올 가을엔 경비 문제 때문에 칼갈이 봉사만 한다.
택해 가을비가 폭풍우같이 쏟아지는 날이 되어 기다리는 줄은 없이 맡겨 논 칼들이 비를 맞으며 가지런히 정렬되어 봉사자들은 순서대로 칼을 갈고있었다.
이때 쯤 봉사자들은 단지 주민들과 여러가지 삶의 얘기와 정담을 나누며 칼을 갈아 주었는데 어떤 노여움으로 날을 잘못 택해 폭풍우가 쏟아지는 날 대화가 단절 밀린 칼 만 열심히 갈고 있었다.
허준작은사랑나눔회 는 100여명의 회원들이 낸 회비와 단지 주변 병원장의 기부로 운영되는 단체로 독특하게 칼갈이 행사에 촛점을 맞춰서 봉사를 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닌것같지만 이웃들을 한 곳으로 모이게 하여 사람사는 맛을 느끼도록 하는 목적의 단체는 별로 없다.
불나방같이 광대 같이 치장하여 찾아들어와 구, 시의원, 국회의원 , 구청장의 포터죤 역할을 하도록 하는 곳이 아닌 이웃과 더불어 진솔한 삶의 사람 냄새를 풍기는 봉사 단체다.
어렵게 사는 주민들에게 한 그릇의 국수를 나누며 존재 가치의 필요성이 있어야 하는데 꼭 있어야 하는데 존재감있는 국수가 내년 봄에 다시 먹을 수 있을지 점차적으로 사라져가는 인심과 메말라 가는 정서에 아쉬움을 달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