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렬의 문화칼럼] 강남 현대식 공연장서 펼쳐진 더 그레잇 커미션의 공연 '삼각의 영역'

멀티미디어 예술의 특징과 공연장의 장점을 부각시켜 이색적인 감흥을 전달

2019-10-28     이석렬 논설위원
음악평론가

지난 9월 21일 강남의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는 멀티미디어와 행위예술이 함께하는 이색적인 공연이 펼쳐졌다. 이 공연은 현대미술창작기관인 더 그레잇 커미션의 공연이었고 제목은 <삼각의 영역>이었다. 이번 공연은 멀티미디어 예술의 특징과 공연장의 장점을 부각시켜 청중들에게 이색적인 감흥을 전달한 예술적 시도였다.

현재 국내에는 객석의 공간까지도 예술가들의 공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극장이 별로 없는 상황이다. 강남의 공연장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는 객석 좌석의 이동이 가능하고 대형 스크린 등의 시설을 겸비하고 있어서 멀티미디어와 퍼포먼스 공연장으로서 적절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공연장의 시설은 공연의 내용과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곤 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예술가들의 열의와 공연장의 시설이 함께하여 나름대로 인상적인 모습들이 창출되었다.

이번 공연은 공연장의 객석 이동과 입체적인 음향, 스크린 영상의 다채로움 등을 활용하여 여러 장르의 결합을 시도한 공연이었다. 청중들은 객석에 앉아서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공연팀의 곁에 서거나 자리를 이동해가며 공연을 체험할 수 있었다.

객석과 무대벽면에 영사되는 미디어 스크리닝이 돋보였고 객석 하부의 철조 공간도 활용하여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무용수들의 움직임도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무용수들의 유려한 움직임과 표정들이 현대인들의 다양한 심성을 표현하고 있었다. 이는 음악과 무용, 영상이 복합적인 장르로 연합되는 방식이었다. 영상을 통해 부각되는 이미지와 색채의 변화, 기억에 품은 음악적 소리, 그리고 관객의 직관을 포용하고자 하는 신체의 움직임 등이 현대인의 여정을 보여주는 듯했다.

현대의 예술계에서는 멀티미디어적인 공연과 복합장르적인 공연들이 도전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이번에 펼쳐진 더 그레잇 커미션의 공연 <삼각의 영역>은 현대 예술계의 미디어 환경과 새로운 무대 개념을 전제로 한 공연이었다. 이는 공연장의 시설을 다각도로 활용하고 객석과의 벽을 허물어가면서 이루어졌다.

이번에 강남의 민간공연장에서 펼쳐진 멀티미디어 장르의 공연은 나름대로 반향을 거두었고 예술단체의 개성을 보여주었다. 앞으로도 현대식 시설의 공연장에서 이러한 공연들이 안정되게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예술의 변화와 발전에 있어서 공연장의 시설과 환경은 중요하므로 새로운 시설을 활용한 예술가들의 도전이 계속되기를 바란다. 많은 젊은이들이 멀티미디어 공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금의 시점에서 나름대로 의미와 성과가 있었던 공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