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전’ 김훈 작가 “현 한미 상황 병자호란 때와 같아…친미 아닌 탈미 해야”

2017-10-27     박정민 기자

[KNS뉴스통신 박정민 기자] 소설 남한산성의 김훈 작가가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사대주의적 '친미'에 머물러서는 안되고 '탈미'(미국을 탈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6일 방송된 JTBC '썰전'에는 영화 남한산성의 원작 소설을 쓴 김훈 작가가 출연해 영화의 배경이 되는 병자호란과 현재의 동북아 정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유시민 작가가 먼저 영화 남한산성의 배경이 되는 병자호란에 대해 5문장으로 요약해 설명했다.

유 작가는 "조선은 명의 도움으로 임진왜란을 극복했으나 국력 소모가 심했던 명이 망해간 사이 청나라(후금)이 커진 상황에서 조선은 명만 추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후금이 정묘호란 때 한 번 쳐들어 왔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과의 관계를 유지하자 병자호란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상황에서 대항할 힘이 없다보니 청나라에 항복한 인조가 삼전도로 나아가 청태종 앞에서 3번 절하고 9번 머리를 조아린 비극적 사건이 이른바 '삼전도의 굴욕'"이라고 언급했다. 

방송에서 김구라, 박형준 교수를 비롯한 모든 패널들은 최근의 동북아 정세와 남한산성 영화이 내용히 묘하게 겹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김훈 작가는 이에 대해 "당시 집권 세력들이 명과 청의 싸움을 세력 대 세력의 싸움으로 보지 못하고 문명 대 야만의 싸움으로 봤다. 그런 관념적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하니 눈 앞에서 벌어지는 객관적 현실을 보지 못한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김 작가는 이어 "우리는 사대의 역사를 인정해야 한다. 강대국 사이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불가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그것이 몸에 배서 이데올로기가 되고 '주의'가 되면 영원히 사대를 할 수 밖에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유시민 작가가 "그런 관점에서 내달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1박 2일 머무느냐, 2박 3일 머무느냐 가지고 야당에서 공격을 하는데 이공격의 바탕에는 이데올로기가 된 사대주의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훈 작가는 "필요할 때는 반미도 해야 되는데 반미는 죄악시 하고 친미를 넘어서서 미국을 거스르면 죽을 것 처럼 하는 그런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또래 친구들은 주로 친미이며 보수"라면서 "우리 세대의 친미, 보수 라는 것은 배고픔과 관련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밥을 못 먹을 때는 밥을 먹기 위해 친미를 한 것이고 밥을 먹을 때는 먹는 걸 잃게 될까봐 친미를 한다며 불쌍한 생존의 뿌리가 '친미'에 있다"고 했다.

김훈 작가는 "현재의 한미 관계가 병자호란 때의 명조 관계와 같은 꼴"이라면서 "우리는 한미방위조약에 의해 70년을 살아왔다, 하지만 한미 관계가 진화해야만 앞날이 열린다며 '탈미'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