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S뉴스통신=조현철 기자] 국세청이 낮은 승소율에도 직원들에게 법적 근거 없는 승소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부산 북구을)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이 조세소송에서 패소한 금액이 6년간 4조 319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총 8359건 15조 9629억원의 조세소송 중 904건(4조 3195억원)의 소송에서 패소했다. 처리 건수 기준 패소율은 11.8%, 금액 기준 패소율은 27.1%에 달한다.
국세청의 조세소송 패소금액은 2018년 1조624억원에서 2021년과 2022년 각각 5087억원, 5427억원으로 감소했지만 2023년 9477억원으로 급증했다.
조세소송에서 국세청이 패소하게 되면 소송 가액에 대한 지연손해금(지연이자)인 확정채무와 상대방이 부담한 변호사 수임료, 감정료 등도 국세청이 부담해야 하는 패소소송비용이 발생한다. 국세청은 조세소송 패소로 최근 6년 동안 560억의 확정채무와 205억원의 패소소송비용을 부담했다.
문제는 국세청의 무리한 과세행정과 약한 전문성으로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데도 매년 법적 근거 없는 승소장려금이 관행적으로 지급되고 있다는 데 있다.
국세청은 최근 6년 동안 1219명의 직원에게 34억원이 넘는 승소장려금을 지급해 1인당 평균 지급액은 282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의 기본 승소장려금은 5만원에서 20만원 수준이고, 특별한 사례에 대해서는 기본 승소장려금 외에 추가 장려금이 지급된다.
‘2023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르면, 포상금에 대한 지급근거 및 지급 한도는 법령으로 명확하게 규정해야 하지만 국세청은 국세청 훈령인 소송사무처리규정에 근거해 승소장려금을 지급하고 있어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어긋난 집행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조세소송 패소로 수백억원의 혈세가 낭비되는 와중에 승소장려금을 지급한다면 이를 이해할 수 있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승소장려금 지급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은 물론 장려금 지급에 따른 효과 분석과 승소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현철 기자 jhc@kns.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