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소관 19개, 도교육청 6개 조례 일괄 정비
[KNS뉴스통신=김봉환 기자] 일제강점기 식민지배 논리로 악용된 '근로'라는 용어를 '노동'으로 일괄 변경하는 조례가 24일 전북도의회 본회의를 최종 통과했다.
도의회 최영심(정의당 비례) 의원은 지난해부터 전북도와 전북교육청 조례를 전수 조사해 '근로'라는 용어가 들어간 전북도 소관 38개 조례와 전북교육청 소관 6개 조례를 찾아내 조례 일괄변경을 추진해왔다.
조례안을 대표발의한 최 의원은 “근로라는 용어는 '근로정신대', '근로보국대' 등에서 사용됐던 일제 군사제국주의 시대 잔재로 사전적 의미는 '부지런히 일함'을 뜻하고 있는 사용자 중심의 용어이며, ‘몸을 움직여 일함'을 뜻하는 '노동'은 사용자와 대등한 관계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조례검토 과정에서 상위법이나 위임조례 등에 해당하여 용어변경이 부적합한 조례 18개가 제외하고 최종 20개 조례에 포함된 ‘근로’ 용어를 '노동'으로 일괄 변경하는 내용이 조례안에 담겼다.
조례 심사를 맡은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조례안 제14조의 ‘전라북도 근로자종합복지회관’의 명칭변경에 따른 혼선과 비용 발생 등을 이유로 현행 유지가 적정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16일, 해당 조문을 삭제 후 수정 가결했다.
최종 수정된 안이 24일 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공직자 청렴도 관리 조례 등 전북도 조례 19개에서 '근로자'나 '근로인'은 '노동자'로, '근로환경'은 '노동환경'으로, '근로조건'은 '노동조건' 등으로 바뀌게 된다.
도교육청의 학교 청소년지원 기본 조례 등 근로 용어가 들어간 조례 6개는 지난해 11월에 도의회 본회의를 이미 통과한 바 있다.
서울시의 경우도 관련 조례가 통과돼 노동정책과, 노동정책팀, 노동복지팀, 노동권익개선팀의 명칭으로 부서가 운영 중에 있다.
최영심 의원은 "일재 잔재인 동시에 사용자 중심의 근로라는 용어를 노동으로 바꾸는 것은 노동을 존중하는 시대 변환에 발맞춰 그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서울, 경기 등 타 시도에서도 관련 조례가 이미 통과된 만큼 조례 일괄개정을 계기로 노동 존중 문화 확산과 노동자 권익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봉환 기자 bong21@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