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K법률사무소=이민형 변호사] 의료기관의 개설과 관련된 법률은 2012년 이전에는 “의료인은 하나의 의료기관만 개설할 수 있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2012년 의료법이 일부 개정되면서 “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ㆍ운영할 수 없다”고 중복 운영 또한 금지되었고, “의료인은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다.”는 법조문이 신설되어 타인 명의 개설·운영도 금지되었습니다.
중복개설 및 중복 운영에 관한 판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3도256 판결은 이미 자신 명의로 의원을 개설 운영하면서 의료행위를 하는 의사가 다른 의사를 고용하여 그 의사 명의로 새로운 의원을 개설하고 그 의원에서 자신이 직접 의료행위를 한 경우에는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한 경우에 해당하여 의료법 위반이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6도4652 판결은 새로운 의원의 개설명의자인 다른 의사가 그 의원에서 직접 일부 의료행위를 하였다거나 위 두 의원이 별도로 개설 신고가 되었을 뿐 외형적으로 서로 분리되지 않고 같은 장소에서 사실상 하나의 의원처럼 운영되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2012년 법 개정 이후 2016도11407판결에서 처음으로 신법을 적용하였습니다.
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11407 판결은 이미 자신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면서 의료행위를 하고 있는 의사가 다른 의사가 개설·운영하고 있는 기존 의료기관을 인수하여, 의료법 제33조 제5항 등에 따른 개설자 명의변경 신고 또는 허가를 받지 아니한 채 또는 다른 의사의 면허증을 대여받아 그 의사 명의로 개설자 명의변경 신고 또는 허가를 받아 종전 개설자를 배제하고 그 의료기관의 시설과 인력의 관리,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그 운영성과의 귀속 등 의료기관의 운영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는 등 종전 개설자의 의료기관 운영행위와 단절되는 새로운 운영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이미 자신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고 있는 위 의사로서는 중복하여 의료기관을 운영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다시 한 번 신법이 적용된 판결이 대법원에서 나왔습니다.
2018도3672 사기 등 [의료법상 의료기관 중복개설․운영 금지 원칙]
자기 명의로 치과의원을 개원하여 운영하고 있는 피고인이 다른 치과의사들의 명의를 빌려 각 세 곳의 치과의원을 개원하여 운영하였습니다.
1심은 피고인이 타인의 명의를 대여하여 □□치과를 개설 및 운영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2심에서는 피고인이 위 각 치과를 운영함에 있어 그 시설과 인력의 관리,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그 운영성과의 귀속 등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중복하여 의료기관을 운영한 것에 해당하여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대법원 판단은 이렇습니다. 의료법 제4조 제2항은 “의료인은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의료법 제33조 제8항 본문은 “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인이 명의를 빌린 치과의원들의 시설과 인력의 관리,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운영성과의 귀속 등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였다는 이유로 의료법 제33조 제8항 본문의 의료기관 중복개설 및 운영에 해당하여 유죄이다.
2018년 대법원 판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의료기관의 중복 개설
이미 자신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한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 등의 명의로 개설한 의료기관에서 직접 의료행위를 하거나 자신의 주관 아래 무자격자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2. 의료기관의 중복 운영
의료인이 둘 이상의 의료기관에 대하여 그 존폐·이전, 의료행위 시행 여부, 자금 조달, 인력·시설·장비의 충원과 관리, 운영성과의 귀속·배분 등의 경영사항에 관하여 의사 결정 권한을 보유하면서 관련 업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도록 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3. 의료기관의 중복 운영에 해당하면 중복 개설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1인 1개설·운영 원칙을 위반한 것이 됩니다.
4. 중복 운영 판단 방법
운영자로서의 지위 유무가 중요합니다.
둘 이상의 의료기관 개설 과정, 개설 명의자의 역할과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고 지목된 다른 의료인과의 관계, 자금 조달 방식, 경영에 관한 의사 결정 구조, 실무자에 대한 지휘․감독권 행사 주체, 운영성과의 분배 형태, 다른 의료인이 운영하는 경영지원 업체가 있을 경우에는 그 경영지원 업체에 지출되는 비용 규모 및 거래 내용 등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둘 이상의 의료기관이 의사 결정과 운영성과 귀속 등의 측면에서 특정 의료인에게 좌우되지 않고 각자 독자성을 유지하고 있는지, 아니면 특정 의료인이 단순히 협력관계를 맺거나 경영지원 혹은 투자를 하는 정도를 넘어 둘 이상의 의료기관의 운영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최근 개인의원, 중소형 병원에서 네트워크 의원이나 병원들이 설립되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병원에서 봉직의로 근무하다가 새로운 지역에 지분투자를 받아 새로운 네트워크 병원을 개설하는 경우, 의료재단법인을 통해서 여러 곳에 네트워크 병원을 운영하는 경우, 이름만 빌려서 운영 하는 등 여러가지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일한 이름의 네트워크 병원을 개설하려고 하거나 이미 개설된 경우 반드시 중복 개설 또는 중복 운영에 해당하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복개설로 인하여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는 경우 형사 처벌과 부당이득 환수 등 여러가지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법률 전문가의 진단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편집자 주>
■이민형변호사
자생한방병원 원장
연천군 의료원
강남제일의원건강검진센터 등 다수병원 재직
대한변호사협회 한의협 법률지원 변호사
대법원 국선변호인
서울북부지방법원 국선변호인
초성초등학교 학교의사
YK의료전문센터 변호사
이민형 변호사 kns@kns.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