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칭)산업안전청을 설립해 예방 중심 기능 강화하는 방안 마련 필요”
[KNS뉴스통신=김관일 기자] 중대재해처벌법 도입으로 연간 GDP가 0.26% 줄고 일자리는 4만 1000개 감소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와 (재)파이터치연구원(원장 라정주)은 “중대재해처벌법 도입으로 연간 GDP가 0.26% 줄어들고 일자리가 4만 1000개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를 4일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2021년 전체 중대재해사고 사망자(828명) 중 가장 높은 비중(50.4%, 417명)을 차지한 건설업은 중대재해처벌법 도입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됐다.
건설기업은 중대재해처벌법이 도입됨에 따라 경영자의 형사처벌 위험 및 소송 비용 증대, 공사 지연 손실 등으로 인한 경영 리스크가 증가한다.
분석 결과 중대재해처벌법 도입 전 대비 도입 후 건설기업의 경영 리스크는 7.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 리스크 변화율은 1년간 건설기업의 평균 중대재해 사고 발생률을 이용해 산출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도입됨에 따라 실질GDP, 총일자리, 총실질자본, 실질설비투자, 총실질소비가 각각 연간 0.26%(4.7조원), 0.15%(4만1천개), 0.43%(2.4조원), 0.43%(0.7조원), 0.34%(4조원) 감소한다.
주된 이유를 보면 중대재해처벌법 도입으로 건설기업의 경영 리스크가 증가하면 기업의 자본조달 여건이 악화된다. 자본조달 여건 악화되면 건설기업이 건물 및 시설물을 만드는데 투입되는 건설자본량이 줄어든다. 건설자본량이 줄어들면 건물 및 시설물 생산량이 감소한다. 건물 및 시설물은 타산업의 생산 활동에 필요한 투입요소이다. 따라서 건물 및 시설물 생산량이 감소하면 타산업의 생산 활동도 위축돼 경제 전체의 생산량(GDP), 일자리, 자본량, 투자량, 소비량이 감소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경영 리스크가 높아진 현대건설, 롯데건설, 한신공영 등 주요 건설기업들은 올해 초 회사채 발행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연구를 담당한 박성복 파이터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대재해처벌법의 모티브가 된 영국의 기업과실치사법이 산재를 예방하는데 실효성이 거의 없었다”면서 “기업의 경영 리스크 증대에 따른 부작용만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부연구위원은 "중대재해사고 예방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해외 주요국 대비 처벌수준이 과도하다”면서 “기업에 대한 과도한 처벌은 경영자의 경영 의지를 위축시키고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메시지를 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행 처벌 중심의 중대재해처벌법을 전면 재개정하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가칭)산업안전청을 설립해 예방 중심의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방향으로는 첫째, 중대재해처벌법 제6조에 명시된 ‘1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하한 규정을 삭제하고 ‘7년 이하의 징역’으로 상한만 규정해야 하고, 둘째,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다한 경우에는 처벌을 면하게 하는 면책규정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가칭)산업안전청에서는 △산재 예방 대책 수립을 위한 노사정 상설협의체 구성 △산재 데이터 기반 원인 분석 및 예방 대책 마련 △사물인터넷(IoT) 활용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지원 등 예방 중심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관일 기자 ki21@kns.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