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S뉴스통신=이은구 기자] 풍수란 말 그대로 바람 풍(風) 물 수(水), 즉 바람과 물이다. 풍수라는 말과 지리라는 말이 결합하는 건 왜일까? 여기에는 땅을 보는 동양의 관점이 반영되어 있다.
땅을 변화, 변질시키는 요인은 무엇일까? 바로 바람과 물이다. 겨울에 얼었던 바위가 봄이 되어 녹으면서 부서지는 박환(剝換)의 과정을 떠올려보자. 박환이란 곧 변화를 말한다. 땅은 언제나 바람과 물에 의해 변화해 왔고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역으로 생각하여, 바람과 물을 탐구하면 땅을 더 잘 알 수 있는 셈이 되며, 땅에 관한 이론임에도 풍수라는 말이 앞에 붙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것은 희한한 이야기도 아니고, 미신도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풍수지리학의 전문가인 행운풍수지리학술연구원 김경훈 원장의 이야기다.
진짜 풍수 전문가는 어디에?
김 원장이 전업으로 풍수지리학을 연구한 지는 벌써 20년이 넘었다고 한다. 그는 이 분야에서, 광주뿐만 아니라 전국을 통틀어도 몇 안 되는 전문가들 중 하나이다. 원래는 물류회사를 운영 했지만, 우연찮게 접한 전문서적을 통해 생소한 분야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어느새 풍수지리라는 세계에 너무 깊이 빠져들게 된 김 원장은 삶의 진로를 아예 바꾸어버리는 결단을 내렸다. 김경훈 원장이 우리나라에 흔치 않은 전문가라고 자신할 수 있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요즘의 풍수지리학계는 너무나 혼탁해져 있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에는 풍수와 명리, 기타 역학(易學)들이 서로 뚜렷이 분리되어 있었다. 그러나 풍수 분야의 컨설팅 비용이 고가(高價) 이다 보니, 풍수 전문가가 아닌 사람까지 풍수를 간단히 공부하고 나서 풍수 전문가로 나서는 경우가 너무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전문가들은 찾아보기 어렵지 않지만, 진정한 전문가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김 원장처럼 20년 이상 지속적으로 풍수에 대하여 연구하는 이들도 있는데, 고작 몇 년을 공부하고 전문가 행세를 한다는 것은, 호박에 줄그은 수박과 같이 무늬만 전문가인 셈이다. 실제로 역학 분야에서도 풍수는 가장 어려운 최후의 단계에 속하는데 말이다.
풍수지리란 무엇인가?
“간단히 말해서 풍수지리학이란 자연 속에 흐르는 땅과 하늘의 기운을 살피고 찾는 학문입니다. 자연 안에서 인간에게 유용한 기운이 어디로 흐르고 어디에 머무느냐를 살펴보는 것이지요. 그래서 풍수지리학은 동물, 식물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사람을 위한 학문입니다.”
과학이 고도로 발전한 21세기에는 풍수지리학이 미신이라는 오해가 많다. 그러나 어떠한 측면에서 풍수지리학은 자연과학과 맞닿아 있다. 풍수지리 이론으로 기운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했을 경우에는 그 결과가 오늘날의 과학적인 지질 분석, 지형 관찰을 통해서 분석한 결과와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풍수지리학으로 보는 광주
그는 풍수지리학을 연구하면서 전국 각지를 다 다녀본 경험이 있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여주에 있는 세종대왕릉, 예산에 있는 남연군묘, 용인에 있는 포은 정몽주의 묘 등은 상당한 명당의 요건을 갖춘 곳이라고 한다.
사실 명당은 수도 없이 많고, 여기에 얽힌 옛 설화들도 많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이 세상에는 흠결 없는 명당은 없다는 것이다. 모든 명당이 다들 저마다의 흠을 가지고 이러한 흠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풍수지리학의 미신성을 벗겨 낼 수 있다.
과거 조선후기 대표적인 지리지였던 ‘택리지’의 저자 이중환은 광주지역을 매우 좋지 않게 평가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장단점은 언제나 함께 존재하는 법이다. 김 원장은 광주가 위치하고 있는 매우 독특한 특징을 짚는다.
가령 광주에 흐르는 경안천은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서출동류수(西出東流水) 중의 하나다. 서쪽에서 출발해 동쪽으로 흐르는 물이라는 뜻인데, 서울의 명당수 청계전과 같이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드물고 귀한 물이 바로 광주를 관통하여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청계천 보다 경안천 유역이 훨씬 더 넓고 길어, 풍수지리적 관점에서 광주에서는 큰 부자가 나고 사람들이 몰려들며, 특별한 재능을 가진 인재들이 많이 날 수 있는 융성의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풍수지리학의 후학 양성과 실생활 적용
“무엇보다 일반 대중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옛날의 풍수 이론을 현대적으로 세련되게 소개하려는 전문가들의 노력이 필요하고요. 문화강좌나 저술들을 통해 인식을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광주에서도 이러한 활성화의 노력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장 써먹기 위한 얇은 술수가 아닌 깊은 노력이 요구되는 일입니다.”
물론 광주에는 김경훈 원장의 행운풍수지리학술연구원 이외에 전문적인 풍수연구단체가 없을뿐더러 전국적으로도 이를 제대로 다루는 사단법인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점에서 김 원장은 풍수지리학을 통해 광주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풍수지리학은 세월이 갈수록 점차 퇴색되는 가운데 풍수지리학 적용에 대한 수요 또한 상당히 줄었다.
이사 장소나 묘자리를 구하는데 풍수의 도움을 받는 비율이 채 30%도 안된다고 한다. 또한 풍수지리학을 진지하게 계승하려는 후학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한문으로 된 풍수지리학의 어려운 고전을 뚝심있게 연구하고 노력하기 보다는 쉽게 써먹기 위해 ‘수박 겉핥기’로 얉은 술수를 공부하려는 경향이 많다.
그래서 김경훈 원장은 풍수지리학에 대한 연구와 관심을 이어나갈 후배 세대를 양성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순차적으로 발표한 9권의 책은, 후학들이 이러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계승ㆍ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왔다.
특히, 김 원장은 오늘날 현대 사회에서도 풍수지리 이론이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정부나 지자체에서 수행하는 택지개발, 도심재구성, 하천정비, 지구단위 설계 사업 등 도시개발 계획은 결코 풍수이론과 무관하지 않은데, 몇몇 단체에서 풍수지리 관련 자문위원단을 설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령 하천 생태계 복원 사업의 경우에도 풍수지리 이론을 적용하면, 생태계 복원이라는 목적 달성과 함께 인간에게 유익한 생태계가 조성되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 된다. 좋은 자리, 좋은 흐름의 개념은 결코 일반적이고 과학적인 상식과 충돌하지 않는다.
오히려 실생활 구석구석에 다양한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에 행운풍수지리학술연구원 김경훈 원장은 풍수지리학에 대한 보다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실생활 속에서 풍수지리학의 저변인구가 확대되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이은구 기자 hoeunku@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