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현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가 관행적으로 은폐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산업재해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감독관청에 보고하지 않고 은폐하다 적발된 사례가 총 4549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미보고 사실이 적발된 이후에도 이를 즉각 산재처리한 사례는 2003건으로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일반적으로 사업장 측에서는 산재처리를 꺼려하는 것이 사실이다. 근로자의 재해가 산업재해로 판정되면 공식적으로 ‘사업장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산재가 발생하면 산재 보험료 인상됨은 물론이고, 작업환경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이 강화된다. 이후 사업장 확보를 위한 사업 입찰 조건까지 까다로워질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사업주는 산재처리보다는 회사와 피해자가 합의를 통해 보상을 진행하는 ‘공상처리’ 를 선호한다. 아울러 때때로 사측은 수월한 공상처리를 위해 “산재처리는 절차가 복잡하며 복직이 어려운 반면 공상처리를 하면 합의금 지급이 빠르고 고용보장이 된다.”는 말로 노동자에게 공상처리를 강요하기도 한다.
그러나 산재처리를 할 경우 작업을 쉬는 동안 충분히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재발이 될 경우 재요양을 통해 계속하여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이후 회사가 폐업하거나 부도가 나더라도 안정적으로 요양급여를 받을 수 있어 근로자에게 유리하다. 하지만 공상처리를 하게 되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곧바로 근무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근로자들은 치료를 끝까지 마치지 못해 후유증으로 고생하지만 회사는 공상처리합의서를 근거로 책임을 회피한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산재신청 자체가 강제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사업장에 권고사항으로만 그칠 뿐 법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표했다.
고용노동부 출신 YK법률사무소 최준현 노동변호사는 “근로자가 산재처리를 하지 않고 공상처리로 보상을 받았을 경우 질병이 재발하거나 장해가 남았을 때 추가적인 요양이나 보상을 받기 어렵다”며 “가볍고 후유증이 없는 질병이라면 다행이지만 심각한 질병이라면 공상처리 후 재발시 기존 질병이라는 이유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업무상재해에 있어서는 산재신청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산재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것에 심각성이 있다. 적절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이후 큰 손해를 볼 수 있으며 그 손해는 근로자 본인과 가족의 생계문제로 직결되기에 그 대처가 더욱 중요하다.
최 변호사는 “열악한 산업현장에서 산재사고 생계를 위태롭게 하는데 이에 대한 산재처리 보상은 법에서 정한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 라며 “산재처리를 통해 정당한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산재변호사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증거자료 수집과 면밀한 업무현장 조사를 통해 법률과 의학적인 전문지식을 함께 활용하여 정확한 대응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YK법률사무소는 의사 출신 변호사, 의료법 전문변호사, 노동법 전문 변호사, 고용노동부 출신 변호사 등의 전문변호사그룹이 산재 전담팀을 이뤄 사건대응을 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최준현 변호사 kns@kns.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