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은 참으로 참담한 한 해로 기록될 것 같다. 우리 헌정사상 현직 대통령이 자신이 임명한 검찰로부터 피의자가 되어 국민들에게 범법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특검 조사를 통해 얼마나 많은 범법 행위가 드러날지, 국민들 가슴은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 야당과 일부 여당 의원들은 탄핵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형국이어서 연말과 새해 연초 정국도 격랑이 예고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국가 경제 지표는 적신호가 켜지고 일반국민들은 불경기에 속이 새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국가 방향이 흔들리고 국민들과 경제는 모두 활력을 잃고 도대체 뭐를 해야 할지 암울한 상황의 연속이다.
세계적인 환경 움직임도 심상찮다. 북극의 빙하가 녹고 있는데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당선자는 기후변화협약의 탈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수 십 년 동안 만들어 온 기후변화 협약이라는 ‘세계 환경 프레임’이 뿌리째 흔들릴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달 모로코의 마라케시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 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부 대표들은 파리 기후변화협약을 재확인하고 이의 시행을 위한 행동은 취소할 수 없는 '불가역적' 의무라는 내용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는 트럼프 차기 대통령도 미국이 기후변화협약을 탈퇴해서는 안 된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국내 환경은 어떤가. 환경부가 올해 내세운 환경정책 가운데 기억될 만한 정책이 있었던가. 수십 년을 허비한 후 미세먼지 폭탄을 맞아 국민들은 신음했으며 미국 발 폭스바겐의 매연저감장치 조작 사건의 뒤처리를 하는데 일 년을 보냈다. 수많은 목숨을 빼앗아간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정부는 그동안 뭐했냐는 원망 속에 여전히 진행형이다.
환경사건은 대형화됐는데 정부는 항상 뒷북치기 급급하다. 일선 환경산업계는 도산 도미노 속에 하루살이 전략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뭔가 환경 패러다임의 변화가 절실한 연말이다. 내년은 대선이 있는 해다. 우리 헌법은 환경권을 명시하고 있다.
우리 모두는 쾌적한 환경에서 살 권리를 보장받고 있다. 정부나 기업도,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목하 고민하는 시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용운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