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NS뉴스통신=최윤희 기자] 경기도 화성시 향남장짐지역주택조합(가칭)이 졸속 운영으로 조합설립인가도 받지못한 채 사업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여 큰 파장이 예상된다.
향남장짐지역주택조합은 관할 지자체로부터 사업계획승인에 따른 조합설립인가에 발목을 잡혔고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근간이 되는 토지확보에도 난항을 겪으며 장기간 멈춰서면서 사업추진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현재 향남장짐지역주택조합은 영업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전기요금도 600여만원이 미납돼 지난 8일자로 모델하우스의 전기공급이 끊겼다. 여기에 매달 500만원씩 납부하는 모델하우스 부지 임대료까지 4개월 가량 체납돼 임대인으로부터 이달 말경 철거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조합은 오는 2018년 10월 입주를 목표로 지역주택조합 방식으로는 보기드문 2098세대의 대단지 아파트 개발계획을 세우고 화성시 향남읍 장짐리 228-1번지 일원에 모델하우스를 착공, 지난해 11월부터 조합원 모집을 시작했다. 대형건설사인 대림산업 'e-편한세상'이 MOU체결로 시공예정자로 나섰고 KB부동산신탁이 자금관리를 맡았다.
사업추진은 조합설립인가 접수 초기단계부터 순탄치 않았다. 그 이유는 2006년 6월부터 토지매수를 시작해 지구단위계획 결정(경기도 고시 제 2010-420호)을 받고 2014년 4월 화성시로부터 이미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득한 (주)신보에이치앤씨가 동일 사업장에 사업주체로 엄연히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향남주택조합 추진위원장인 B(50)씨는 화성시 주택경관과에 '주택법 제16조 제12항 2호'를 들어 대한토지신탁이 소유한 사업부지가 공개매각을 통해 토지매매계약이 체결됐으므로 신보에이치앤씨가 대지소유권을 상실했다며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취소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 사안에 대해 질의를 받은 국토부의 두차례(2015년12월11일, 2016년3월29일) 공식적인 답변을 토대로 화성시는 향남장짐지역주택조합에 지난 6월 23일 민원회신으로 조합설립 불가를 최종 통보했다.
화성시는 "향남조합의 사업계획서는 '국토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기존에 결정된 도시관리계획과 부합하지 않을뿐더러 동일한 사업부지에 중복해 주택조합의 설립인가를 내 줄 수 없다"며 "사업부지에 대해서도 계약금은 지급했으나 향후 잔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계약이 취소될 수 도 있어 사업주체가 대지소유권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화성시는 이어 "이 같은 정보를 조합가입자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방법(홈페이지 및 우편발송 등)을 통해 반드시 공개해 정확한 정보가 조합가입자 전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당부했다.
토지매매 잔금 지급과 관련한 국토부와 화성시의 우려는 곧 현실화 됐다. 조합측은 해당 사업부지의 토지매입에 대한 잔금 미지급으로 인해 지난 2일 대한토지신탁으로부터 부동산매매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조합설립인가 신청 과정에서 기본적인 충족 요건인 사업부지 토지사용승낙서 마저 원천무효가 된 셈이다.
조합은 지난해 7월7일 91여억원의 계약금을 지불하고 올해 1월말까지 잔금 819억8100만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했으나 기간 내 잔금을 지급하지 못하자 7월말까지 6개월간 잔금 기일을 연장하고 매월 이자로 4억7000만원씩을 납부해 왔다.
하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자 다시 잔금처리 기한을 10월 31일까지 3회에 걸쳐 연기했고, 결국 토지 잔금을 납부하지 못함으로써 4차 계약해지 통보에 이어 지난 2일 매매계약에 대한 최종 해지를 당했다.
더구나 잔금기일을 6개월 연기하기 위해 지난 1월 29일 토지신탁과 맺은 부동산매매(변경)계약서 상에는 기일내 잔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조합에서 계약금 전액 및 이자의 귀속에 관해서 일체의 민·형사상 소송 등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이로 인한 조합원들의 피해는 불보듯 뻔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토지신탁에서 공매로 진행되는 토지매매계약의 경우 우선수익자인 군인공제회에서 내부 조율을 거쳐 대개 1~2개월 정도 잔금기일을 연장해 줄 순 있지만 향남주택조합의 경우 이례적으로 9개월까지 연장해 준 배경을 놓고 일각에선 군인공제회와 해당 조합과의 연관성에 대해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는 "대부분 쌍방에 이뤄진 토지계약의 경우 매수인과 매도인 사이에서 잔금기일이 경과되거나 일방적으로 계약이 파기될 경우 계약금 몰수 및 기한이익상실 등으로 통상적인 불이익이 전제된다"며 "매달 4억7000만원씩 6개월간 약 28억여원에 달하는 이자손실액은 고스란히 조합원분담금 명목의 업무추진비에서 소진됐을 가능성이 커 보이는 만큼 결국 대한토지신탁의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주머니만 불려준 셈"이라고 깍아내렸다.
지역주택조합은 특정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조합원에게는 소액의 초기 투자금액으로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제공하고, 건설사에게는 수요자가 일정부분 확보돼, 안전하면서도 신속한 사업진행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주택법 개정 이후 지역주택조합의 설립 요건이 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주택조합원들은 아파트 건설사업의 주체로 모든 책임을 지기 때문에 조합이 해체되면 홍보 및 업무추진비 명목 등의 비용으로 최초 투자한 분담금조차 찾기 힘들 수도 있다.
향남장짐지역주택조합 사업의 차질로 인해 조합원들의 집단민원 제기 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진성조합원들이 그동안 자금관리를 맡아온 KB부동산신탁에 예치돼 있는 조합비에 대한 처리와 피해 발생시 그에 따른 배임·배상책임 문제 규명 등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지 주목된다.
향남주택조합 분양팀 관계자는 "조합이 설립인허가를 받지 못한 것은 화성시가 행정을 잘몰라 개정법이 아닌 구법을 적용한 탓"이라며 "토지매매계약 해지로 지금은 영업이 잠정 중지됐지만 부지는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서 다시 매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윤희 기자 cyh6614@kns.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