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S뉴스통신=김민기 기자] 기존의 북한무역과 관련한 통계는 모두 오류를 담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북한무역통계,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란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무역통계를 발표하는 유엔(UN)과 국제통화기금(IMF),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 3개 기관의 통계는 거래대상국과 거래내역에서 결함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관련 기관들은 그동안 북한의 거래상대국들이 제공하는 거울통계(mirror statistics)를 토대로 북한무역을 분석했으나 이는 한국과의 무역을 대북무역으로 오기하거나 북한의 실제 거래상대국을 과대 또는 과소 보고하는 등의 결함을 내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례로 KOTRA의 통계에 따르면 2008년 북한의 무역규모는 38억 달러지만 IMF와 유엔은 이를 각각 80억 달러 및 65억 달러로 보고했다. 같은 연도의 북한 무역량에 대해 이들 통계 사이에 무려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또 인도가 2008년 유엔에 보고한 대북 수입내역 가운데서도 상식적으로 북한이 수출했다고 믿기 어려운 첨단 정밀기계, 전자제품, 신소재 관련 제품 등이 다수 포함됐다.
KDI 보고서는 "인도의 수입업자 등이 한국과의 거래를 북한과의 거래로 오기함으로써 빚어진 오류로 보인다"며 "문제는 유엔과 IMF가 이처럼 오류의 가능성이 큰 개별 국가의 통계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기존의 거울통계가 안고 있는 결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북 거래내역의 오류 가능성에 대한 객관화가 필요하다"며 "한국, 중국, 일본 등 북한의 주요 거래상대국들이 작성한 대북무역통계를 준거 데이터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북한의 모든 거래상대국들이 제공하는 대북 거래내역을 북한이 한국.중국.일본 등과 교역하는 상품인가 아닌가를 기준으로 분류한 뒤 이들과 교역하는 상품에 대해선 높은 신뢰성을 부여하자는 주장이다.
이석 KDI 연구위원은 "그간 북한무역에 대해서만은 믿을 수 있는 통계를 갖고 있다고 여겼으나 북한에 관한 한 확실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북한을 제대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관련 정보 및 데이터의 신뢰성부터 의심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기 기자 kns@kns.tv